한미 재무장관회의 개최…환율·통상문제 논의 전망

2016-06-0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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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가입·대북제재 동참 문제 거론 가능성도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경제수장이 3일 서울에서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경제·금융협력을 포함한 양국 간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특별한 의제를 미리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환율과 통상, 대북 제재 등 민감한 이슈가 대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날 방한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비공개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주열 한은 총재와 회동했다.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한국에 온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 이후 5년 반만이다.

한미 양자회의만을 위해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한 것은 헨리 폴슨 전 장관(2007년 3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유 부총리와 루 재무장관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양자 면담을 하고 나서 50여일 만에 다시 만난다.

루 재무장관은 오는 6∼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참석 전 한국을 방문 일정에 넣었다.

특히 이번 재무장관회의는 양국이 정식으로 의제를 정해놓고 하는 회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양국 경제수장 간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우선 양국의 경제·금융 협력, G20에서의 정책 공조 강화방안 등을 논의한다.

루 재무장관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한국 측의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은 통화 절하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안정을 강조하며 시장 개입 카드를 접지 않고 있는 일본과 외환시장 개입을 경계하는 미국 사이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말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펴내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조작 여부의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에서는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과의 국제결제시스템 조기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과 이란의 교역에서는 원화 계좌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만 유지되고 있다. 이란과의 교역에서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 등 제3의 통화로 거래하려면 미국 재무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 문제가 불거져 미국 경제수장인 루 재무장관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최근 한국산 철강 제품(도금판재류)에 최대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산업 분야에서 통상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산에는 451%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지만 한국도 덩달아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은 세탁기 반덤핑 분쟁도 벌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3월 2013년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9~13%에 달하는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WTO 협정에 위반된다고 1차 판정한 바 있다.

미국은 이 결과에 불복해 상소를 제기해 양국은 2차 분쟁에 돌입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일(현지시각)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한국 정부에 동참을 요구할지도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중국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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