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수니파 무장단체 IS로부터의 팔루자 탈환을 위해 공격에 나선 이라크 정부군이 팔루자 외곽 전선에서 좀처럼 도심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IS가 민간인 수만여 명을 인간방패로 삼아 필사 저항하면서 공격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민간인은 공격이 개시되기 전에 다행히 팔루자를 빠져나왔지만 여전히 수만명의 민간인이 도시 안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노르웨이난민협의회(NRC)는 5월 31일 팔루자에서 재앙이 펼쳐지고 있다며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인권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팔루자에는 5만여 명의 민간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라크 정부군이 팔루자로 들어가는 식량과 의약품 보급로를 끊은 이후 민간인들은 극심한 식량난, 물 부족, 콜레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부군이 압박 수위를 높이며 포탄 공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IS가 벌써 민간인 수백여 가족을 팔루자 시내에서 인간방패로 사용했다는 유엔난민기구(UNHCR)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유엔의 이라크 주재 리스 그란데 부특사는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IS 전투원들이 민간인 가족들을 인간방패로 삼기 위해 시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IS는 정부군과 동맹군이 폭격하지 못하는 민가나 병원에 작전 사령부, 대공 기지, 저격수를 배치하는 인간방패 수법을 구사하곤 한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IS는 민간인이 팔루자를 떠나지 못하도록 이동을 통제하고 IS와 함께 움직이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 영국 매체 가디언은 IS가 팔루자 도심에서 탈출하려는 주민 최소 2만 명을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보도했다.
팔루자는 2년 전 북부와 서부 이라크 진출을 위한 근거지로서 IS 손에 넘어갔다. 이후 주민들의 처참한 삶은 그곳을 탈출한 민간인들의 증언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31일에는 이라크 내 소수민족인 야디지족 여성 두명이 성노예로 고통을 받다가 간신히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서 탈출했는데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많은 야디지족 여성들이 IS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