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스마트농업을 하는 새로운 방법

2016-06-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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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여인홍 차관[사진=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 팜'은 이름 그대로 스마트하게 농사를 짓는 농장이다. 즉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편리하면서도 생산성은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농업의 스마트화, 전문화라는 커다란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자금도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 팜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비용 부담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농업인이 자금필요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금융기관 대출이다. 소액의 자금을 빌려 소규모로 농사짓던 시절에는 복잡한 금융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았다.

남는 돈은 은행에 맡기고, 필요한 돈은 빌리면 됐다. 지난해 농업정책자금 금리를 세차례 인하한 것처럼 정부의 지원방식도 단순하다. 그러나 대출금은 갚아야 할 빚이고, 이마저도 농업인이 담보나 신용이 부족해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복잡한 자금조달방식이 늘고 있다. 우선 자신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내세워 투자를 통해 자본을 유치하고, 투자자와 수익을 나누는 모태펀드가 확산되고 있다.

식품부가 농식품 분야의 투자장려를 위해 지난 2010년 조성한 농식품펀드도 어느덧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중 투자가 완료돼 작년 말까지 회수된 1100억원은 9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자체 기술력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이 첨단농업에 용이하게 접근하고, 외부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농업시설 임대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이외에 세일앤리스백(Sales & Lease-back, 매각후 재임차)이라는 금융기법을 차용했다. 이는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이를 다시 임차해 계속 이용하는 일종의 '자산유동화기법'이다. 농업 외 분야에서는 자주 이용된다.

예를들어 한 유통회사는 지난해 도심내 점포를 매각하는 동시에 20년간 해당 건물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으로 확보한 4000여억원의 현금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투자하는데 활용했다.

농업시설에도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최근에 만난 A농업법인은 유리온실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다. 주변 농업인보다 생산성이 높고 국내외 판로가 확보돼 유리온실을 넓히고 싶지만, 부채가 많아 추가 대출 여력이 없고 펀드투자를 받기도 어려웠다.

A농업법인이 농업시설 임대사업을 이용하면 기존 온실을 매각한 뒤 다시 빌려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다. 매각대금으로 온실을 넓힐 수 있으며, 운영비로 투자하거나 부채상환도 할 수 있다.

이때 온실을 매입하는 전문회사는 융자와 펀드 투자로 자금을 조달한다. 온실은 실제 농업법인이 이용하기때문에 농업법인에게 간접적으로 자본이 조달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A농업법인은 농업을 확장하고, 자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추후에 자금 여력이 생기면 다시 온실을 사들일 수 있다.

농업인은 새로운 투자방식을 통해 자금조달 능력에 한계가 있어도 적정 임차료만 내면 농업시설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또 투자자는 고부가가치의 첨단농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농업시설 임대사업은 올해 시범적으로 200억원 규모의 농업시설에 적용할 예정이다. 농업인들은 이를 통해 첨단농업에 진입하는 장벽을 낮추고, 농업이 믿을만한 투자처로 성장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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