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 강동구청이 시끄럽다. 조직 구성원들이 민선 4~6기 내리 3선에 성공한 단체장의 무분별한 전시성 행사로 재정이 파탄났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일 강동구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이해식 구청장의 임기 중이던 2009~2015년 구의 재정자립도는 매년 감소해 이 기간 49%→32.2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 구청장은 민선 5기인 2008년 제16대 단체장으로 입성해 17대에 이어 2014년 18대까지 구민의 선택을 받았다.
행사나 축제 개최와 관련해 쓴 비용은 총 220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노조가 파악한 행정자치부 공시자료를 보면, 지출예산은 2009년 27억여 원에서 지방선거 직후인 2011년 35억여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증가세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47억원, 40억여 원 등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지난해 24억여 원으로 일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서울시 자치구 기준으로 2009~2015년 재정과 비교했을 때 행사·축제 지출 순위는 2011년 이후 2014년까지 4년간 줄곧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2009년과 2010년에도 3위에 명단이 올라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같은 통계를 들어 공무원노조 측은 재정파탄 원인이 이해식 구청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차장 시설관리 특별회계 350억원, 구유지 매각대금 57억원, 공무원 후생복지 삭감예산, 저소득주민 생활안정자금 삭감예산 등의 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백남식 노조위원장은 "이해식 구청장은 지난 7년간 무분별한 행사 개최와 예산낭비로 일관하고 있다. 또 공정한 인사행정에 대해서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많다"면서 "통철한 반성으로 남은 2년여 임기는 구민과 구정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펼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구공무원노조는 올해 5월 9일과 10일 두 차례 걸쳐 '강동구의회 성추행 의혹 모 구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알리는 현수막을 구청 측이 서둘러 수거한 것에 대해 "이해식 구청장으로부터 어떤 의견도 듣지 못했다"며 도덕성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강동구는 설명자료를 내고 노조의 입장을 전면 반박했다.
먼저 재정자립도 하락은 서울 전 자치구와 동일한 상황으로 강동구는 25개구(區) 가운데 10~12위 중상위권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분별 행사 개최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구청이 주관해 연 행사는 신년인사회를 비롯한 '주민과 대화', '선사문화축제' 등 최근 7년 동안 1152건에 그친다고 했다.
아울러 행사나 축제 예산에는 2011년 중반 아트센터 개관 뒤 공연비(연간 11억~20억원)가 포함돼 실제보다 많은 것으로 오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당장 불필요한 행사성 사업 축소나 폐지 등 경비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구 관계자는 "노조에서는 구체적 사실이나 근거 없이 그야말로 의구심과 의혹만으로 만연된 인사 등이라 지적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효율적 예산 집행과 공정한 인사 등 선진행정을 구현코자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