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전환 노리다 체면 구긴 北

2016-05-3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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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올해만 4번째, 성공률 ‘0%’

“추가 도발 가능성 높아”…당분간 강온전략 유지할 듯

[사진= AJU 방송 캡쳐]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남북 대화를 제안하던 북한이 미사일 도발이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가 실패에 그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라는 불리한 국면을 뒤엎기 위한 의도는 무위에 그치게 됐다.

다만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 시도를 기점으로 군사적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후 북한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전 5시 20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지역에서 불상의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미사일의 비행 여부와 실패 원인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발사 단추를 누른 순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합참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북한의 동향을 살피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에 대해 추가 분석 중에 있다”며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노린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균열을 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우리 정부가 남북군사회담 요구에 응하게 하려는 압박의 의도가 담겨있을 가능성도 높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네 번째 무수단 미사일 발사도 불발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무수단은 북한이 핵을 탑재해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S-N-6(R-27)을 바탕으로 연료탱크를 개량해 사거리를 늘린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다.

최대 사거리가 3000~4000㎞에 달해 유사시 미군 전력을 전개할 수 있는 괌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7년 이례적으로 단 한 차례의 시험 발사도 없이 실전 배치됐다. 이후 북한은 지난달 1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무수단을 최초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했다. 같은 달 28일에도 두 차례에 걸쳐 무수단을 연달아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도 무수단 발사에 실패하면서 북한은 당분간 강온 양면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대화 제안으로 대남 평화공세를 펼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습적인 국지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3월 김정은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시한 이후 북한이 계속해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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