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이 날 아침 9시 30분 인하대병원 2층 안과 외래진료실에서 눈을 둘러싼 안대를 풀고 새로운 희망의 빛을 봤다.
지난 5월 28일 각막 이식 수술을 마친 김영희 씨는 시각장애인 1급이다. 어릴 적부터 눈을 잘 못 뜨고, 눈 떨림 증상이 있었으며, 각막혼탁이라는 질환으로 대부분의 시력을 상실해 빛만 미세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술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으나, 김 씨는 이번 수술을 통해 새 빛을 선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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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부터) 인하대병원 대외홍보실장 송준호 교수, 수술을 집도한 정지원 인하대병원 안과 교수, 최순자총장, 김영희 씨와 배우자, 이강원 인하대병원 안과 전공의 [1]
각막의 지원은 최순자 총장과 LA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의 오랜 인연에서 시작됐다.
최 총장은 약 30년 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시작한 미국 박사과정을 클럽의 장학금 지원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그 인연으로 총장 취임 이후에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작년 10월 사회 공헌 활동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인하대, 인하대병원, LA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의 대표는 인천 지역의 무료 각막이식 지원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인하대병원은 2016년 상반기 까지 총 5개의 각막을 지원받게 됐다.
미국 라이온스 클럽은 '시력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시력 보호 수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건강한 안구 조직을 전문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라이온스 안구 은행을 운영해 시력 보존 시술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많은 이들에게 빛을 되찾아 주고 있다. LA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은 미국 LA에 위치한 라이온스 클럽 중 하나이다.
이번 각막 이식은 이식이 시급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지역사회 환자들에게 우선 지원 하게 됐으며, 작년 11월 첫 번째 이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이식이다.
각막이식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해 국내 기증 각막을 이식 받거나, 환자 개인이 외국에서 각막을 직접 구입하여 이식하는 방법이 있으나 비용 부담이 크고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순서를 기다리게 된다.
최순자 총장은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나눔 실천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기증자 및 클럽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기증자 분들의 숭고한 뜻이 담긴 각막을 소외계층 분들께 전달하여, 그 뜻이 지역사회에 작지만 밝게 빛나는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각막을 이식 받은 김영희 씨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고 설렌다”며 “희망의 빛을 선물해 준 인하대와 인하대병원 관계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조양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한진그룹․회장)은 향후 진행될 각막이식 수술은 한진그룹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우재단은 문화예술 진흥사업 및 장학사업을 통해 사회공헌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이번 각막이식 수술 지원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할 계획이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정지원 교수(인하대병원 안과)는 “김영희 씨가 약시와 각막 혼탁이 심했던 터라 수술 경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나, 꾸준히 통원 치료를 받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무료 각막 이식 수술을 통해 인천 지역의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경제적 상황으로 수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