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 은행권 채용도 얼어붙나

2016-05-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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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 채용 시장까지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손실까지 더해지며 가뜩이나 좁아진 은행권 채용문이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상반기 대졸 공채를 실시한 것도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이에 반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등은 올해가 절반이나 지났지만 아직 올해 채용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작년 연초에 은행들이 앞다퉈 채용 계획을 발표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42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한 국민은행은 상반기 채용 계획을 비롯해 아직 채용 규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개인금융서비스직군 140명을 채용한 우리은행도 하반기 채용 시기만 정해놓고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다. 이외에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은 상반기 대졸 공채조차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이 하반기 채용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워졌다 점이다. 

해운·조선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 등으로 은행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국내 은행권이 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등 8개 조선업체에 빌려준 금액은 78조775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출채권 대부분을 충당금 적립이 필요 없는 '정상'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향후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등급을 낮추게 되면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들이 올해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각 은행들은 하반기 상황을 보고 인력 수급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진행되는 채용도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을 뽑기 보다 경력단절 여성, 개인금융서비스 직군 등 일부 특별 채용에만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면서 "또 최근 몇년 간 실적이 계속 하락한데다 비대면채널 확대로 지점 통폐합이 이어지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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