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사상 최대 … 은행권 대출 심사 강화하자 2금융권 '풍선효과'

2016-05-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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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가계 빚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이 늘었던 지난해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평년보다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2금융권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모양새다. 높아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이 2금융권으로 발길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 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은행권보다 높기 때문에 향후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223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0조6000억원(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증가폭은 작년 4분기(38조20000억원) 대비 줄었지만, 2금융권 대출이 큰 폭으로 늘며 되레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56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즉, 이를 제외한 나머지 15조원은 비은행권으로부터 받은 대출인 셈이다.

실제 올해 1~3월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6000억원으로 예금은행을 2조원 웃돌았다.

이 기간 상호금융이 3조3000억원, 신용협동조합이 1조7000억원, 상호저축은행이 1조3000억원, 새마을금고가 1조3000억원 각각 늘었다.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캐피탈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7조4000억원이나 증가하며 예금은행 증가액보다 많았다.

올해 들어 2금융권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심사할 때 소득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지난 2월부터 수도권에서 실시하고 있다. 5월부터는 비수도권에도 적용하고 있다.

결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금융권을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2금융권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가계의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저축은행의 일반대출금리 평균은 11.56%로 예금은행 대출금리(3.50%)보다 3배 이상 높다. 이외에 상호금융(3.96%), 신용협동조합(4.66%), 새마을금고(3.95%)도 은행 금리를 웃도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소비 여력이 더 떨어지면서 향후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출심사 강화 등 미시적 대책과 동시에  금융안정을 고려할 수 있는 정책 운용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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