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서울 종로의 청진동이 입체적 보행중심축으로 재탄생했다. 과거 횡단보도를 여러 차례 건너면서 이동에 불편을 초래했던 종각역과 광화문역을 잇는 지상보행로가 보행자친화형 도로로 거듭났다.
종로구는 25일 민‧관협력 공공개발로 총 사업비 586억여 원 전액이 민간투자로 진행된 청진동 일대(청진구역 1, 2·3, 5, 8, 12~16지구) '청진구역 지하보도 설치 및 지상보도 개선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먼저 청진구역 5개 사업지구의 4개 대형빌딩 지하공간을 이어 지하보행로를 선보였다. 광화문역과 곧장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약 240m, 면적 2827㎡ 규모다. 광화문역에서 KT 지하 1층, D-타워 지하 1층을 거쳐 종로구청과 청진공원까지 만난다.
지어진 지 40여 년이 지나 노후화된 1호선 종각역을 확장하고 5호선 광화문역 시설은 개선했다. 이로써 지하철 이용객의 편의성 및 접근성을 높였다.
지상부는 입체적 보행환경을 갖췄다. 광화문광장, 경복궁, 청계천, 인사동 등 주변명소와 지하 및 지상으로 자유롭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지상부에 621년 종로의 역사와 전통이 상징적으로 담긴 '청진공원'과 공원 내 한옥건축물(구리개 음식점)을 복원해 '종로홍보관'을 마련했다. 불가피한 도시개발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청진동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한 차원이다.
땅속에 묻혀 있던 주춧돌과 철거된 한옥의 기와를 재활용했다. 1900년대의 지적도를 찾아 옛 건물터와 191m 구간의 전통담장을 되살렸다. 현대식 조경은 피하고 한옥에서 주로 배식한 대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꽃복숭아, 매화나무 등을 심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청진구역 지하보행로 및 지상부 청진공원 조성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종로의 새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며 "민간투자로 예산을 절감하면서 민‧관이 더불어 효과를 거두는 이번 도시계획 사업구상이 전국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진구역 지하보행로 프로젝트는 단순 지하공간의 변화를 넘어 효율적인 도시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는 유동인구 증가로 인해 상권활성화를, 그리고 자치구는 보행환경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