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무기 거래량에 시장 주목..."TPP 조기 비준에 영향줄 듯"

2016-05-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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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무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무기 거래 자체보다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경제 협력 강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과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군사비 지출을 2배로 늘렸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2005년 이후 군사비 지출을 700% 가까이 늘리면서 세계 8번째로 큰 무기 수입국으로 성장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스페인,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들과 군사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순찰함과 전투기 등 상당수 무기 수입을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이번 금수 해제 조치를 통해 미국뿐만이 아닌 다양한 무기 수입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은 해상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의 킬로급 잠수함 6대를 20억 달러에 구입했다. 해상 보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미국의 관련 전문 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일단 항공기 전문업체 보잉은 해양 감시용 항공기의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정밀군수품 전문업체 노스롭그루먼은 드론 분야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스롭그루먼은 최근 미국의 차세대 전략폭격기 개발을 담당하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다. 오는 2025년쯤 실전 배치를 목표로 스펙을 강화한 장거리전략폭격기(LRS-B) 100대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드론을 시작으로 수출 판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정보제공업체 모닝스타의 크리스토퍼 히긴스 국방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의 무기 실거래 비율은 3%에 불과하다"며 "이번 금수 조치 해제가 세계 무기 시장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베트남의 인권 문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무기 거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기 수입을 대폭 늘릴 정도로 베트남 정부가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금수 해제 조치가 무기 거래를 넘어 자유 무역 확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해제 조치를 미끼로, 자국이 주도하는 TPP의 조기 비준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TPP는 지난 2월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2개국이 공식 서명을 마쳤다. 국가별 비준을 추진하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오는 7월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베트남이 비준을 마치면 임기말 오바마 대통령의 평가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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