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을 지낸 다이빙궈(戴秉國) 전 국무위원이 17일 윤병세 장관과의 오찬회동에서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논하며,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최근 10년 중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당시를 회상했다.
윤 장관이 "과거 2010년 발발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지난 10년간 한반도에 일어난 가장 큰 위기"라고 말하자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다행스럽게도 중·한 양측이 공동관리하에 당신의 위기국면은 잘 처리됐다"고 평가했다.
[사진= 남궁진웅 기자]
하지만 다이 전 국무위원은 당시 사건을 계기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이 전 국무위원은 이날 저녁 서울 장충동 소재의 그랜드엠버서더호텔에서 한중친선협회(이세기 회장) 주최로 열린 초청 만찬자리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당시 나는 정말 걱정이 많았다. 중국정부도 중국공산당도 걱정이 참 많았다"며 "당시 나는 그 일로 불면증에 걸릴 정도로 너무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한은 공동노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안전을 수호해야 한다"며 "한반도에 혼란이나 전쟁이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중국도 당연히 피해를 당할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비록 (나는 중국 공무원으로서) 은퇴했지만 개인의 힘을 다해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시아에서 혼란(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기에 필사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전 국무위원(좌)과 이세기 한중친선협회회장(우)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남궁진웅 기자]
이날 한중친선협회 주최로 열린 다이빙궈 일행 초청간담회에는 한국측에서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과 친선협회 △곽영길 아주경제신문 대표이사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 △전성훈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력비서관 △항승연 외교부 국립외교원 교수이자 전 칭다오 총영사인 △정재관 새누리당 국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이관세 전 통일부 차관 현 경남대 교수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등이 국내 중국관련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중국측에는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천하이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천샤오춘 주한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 12명이 참석했다.
다이 전 국무위원은 탕자쉬안(唐家璇)의 후임으로, 2008~ 2013년 국무위원직을 수행하며 중국의 대외 정책을 총괄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5월과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수행했던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외교부 당서기(2003~2007), 중국 외교부 부부장(2005~2008)을 지낸 뒤 2008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에 올라 5년간 후진타오(胡錦濤) 정부의 외교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중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