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당 대회를 통해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북한이 핵 도발 행보를 접고 노선 변화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현대화공사를 거친 122호 양묘장을 시찰했다. 노동당 7차 대회 폐막 후 두 번째 공개 행보에 나선 김 위원장은 당대회 종료 후 적극적 민생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고 기계설비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양 근교의 122호양묘장을 둘러보면서 "온도, 습도, 해비침도, 탄산가스함량, 통풍량, 관수량, 영양액시비량 등 나무모(묘목) 재배에 가장 적합한 조건과 환경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양묘장에 통합조종체계를 훌륭히 구축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단일한 수종의 나무모를 키워내는 양묘장과는 달리 여러가지 수종의 나무모들을 동시에 생산하는 종합적인 양묘장에 통합조종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것만 놓고보아도 우리의 혁명적인 지식인들은 못하는 일이 없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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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는 과거와는 다른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보도일 기준) 검은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트랙터 등이 출품된 기계설비 전시장을 찾은 김 위원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군사적 행보가 아닌 경제살리기 행보인 점을 들어 의아해 하는 분위기였다.
아울러 북한이 당대회 도중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던 청와대 모형 타격훈련 역시 연기 또는 취소된 것으로 보여, 북한이 당분간 점진적 노선 변화를 꾀하다 적절한 시점에 진정성 있는 대화 행동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우리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 "북한이 평양 외곽 대원리 화력시범장에서 청와대 모형을 놓고 대규모 화력시범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장면은 우리나라가 운용 중인 아리랑위성을 통해 관측돼 즉시 공개됐다. 당시 위성사진에 따르면 대원리 화력시범장에는 약 50여문의 화기들이 집중 배치돼 있었고 화기들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 실제 청와대의 절반 크기인 청와대 모형이 관측됐다.
그러나 이후 군 당국은 관련 북한군의 특이동향을 포착하지 못했다. 북한군이 실제 화력시범을 실시하지 않은 것.
또 최근 북한군은 최근 화력시범장에서 철수한 정황마저 포착됐다. 북한 제7차 당대회 이후 북한 동향을 면밀히 파악 중인 정부의 한 관계자는 15일 "북한이 평양 외곽 대원리 화력시범장에서 청와대 본관 모형을 설치해 놓고 타격 훈련을 준비해왔는데 당대회 이후 포병 전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훈련 자체를 취소했는지, 연기했는지 확실하지 않아 일단 연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화력시범장에서 청와대 모형이 철거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한 당대회 이후 북한의 조직개편을 감안, "'민간인' 신분인 박봉주 내각 총리가 중앙군사위원으로 선출된 것을 봤을 때 군 역할 축소와 함께 당의 역할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원과도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