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그룹 AOA의 설현과 지민이 난데 없는 '상식 논란'에 휩싸였다. 아니, 따지고 보면 '상식이 없는 게' 문제였다기 보다는 무지를 드러내는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문제는 3일 방송된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진행된 상식퀴즈에서 비롯됐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여러 나라 위인과 명사들의 사진을 준비한 뒤 두 사람으로 하여금 이들의 이름을 쓰게 했다.
제작진은 안중근 의사가 사살한 이토 히로부미의 이름을 힌트로 줬다. 이를 들은 지민은 "'긴또깡?' 아닌데. 뭐예요. 이런 데 무지하단 말이에요. 이토 호로부미?"라며 웃었다. 옆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이름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던 설현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묻기도 했다.
검색 끝에 둘은 사진의 주인공이 안중근 의사라는 걸 알고 답을 적었지만 이 과정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기면서 논란의 불씨가 점화됐다. 이 영상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13일 현재 중단된 상태지만 클립 영상은 온라인 공간 여기 저기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 누리꾼들은 '어떻게 독립운동가를 못 알아볼 수 있느냐'는 의견과 '독립운동가의 얼굴이 중요한가'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독립을 이끈 위인의 업적을 기리는 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업적이 중요하지 얼굴까지 알아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초점은 '모를 수도 있지'만 모르는 걸 위인을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표현됐어야 하는 가다. 앞서 지민은 지난 2월 방송된 KBS2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 '본분 금메달'에서도 부족한 상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시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은 누구'라는 질문에 루이 암스트롱이라 답했다. '닐'이라는 매니저의 입모양을 본 뒤에는 '암스트롱 님'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는 지민의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았다. 오히려 큰 웃음을 준 '암스트롱 님'이라는 기발한(?) 대답에 '허당 매력'이라는 호감 딱지를 붙여준 팬들도 많았다.
이번 발언이 논란이 된 건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대화에서 지민과 설현이 장난스럽게 보이는 태도를 취했으며, 이런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모를 수는 있지만 가볍게 보이는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수 있다는 건 설현과 지민, 그리고 제작진이 고려해야 했다.
지민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떤 변명도 저의 잘못을 덮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무지야말로 가장 큰 잘못임을 배웠습니다"고 사과했지만 이번 논란은 비단 설현-지민 만의 책임은 아니다. 역사를 모르는 게 예능으로 쓰이면 자칫 비호감이 될 수 있다는 걸 간과한 제작진의 책임 역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