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사가 눈 뜨니, 관객과 세상도 눈 뜨는구나!

2016-05-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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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 창극의 원형을 살려 무대화 하는 국립국악원의 작은 창극 시리즈가 세 번째 작품으로 ‘심청가’를 소재로 한 ‘심청아’를 독특한 공연 양식과 색다른 음악 구성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작은 창극 ‘심청아’를 무대에 올린다.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국립국악원의 유미리, 조정희, 국립민속국악원의 김대일, 정민영 그리고 소리꾼 박경민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심청의 ‘효’를 주제로 하는 기존 판소리 ‘심청가’의 주제 의식과 함께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에 주목했다. 다양한 삶의 여정을 통해 결국 눈을 뜨게 되는 심봉사의 모습을 통해 세상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린다.

심봉사가 눈을 뜨고 난 이후 잔치에 참여한 만좌(滿座) 맹인이 모두 눈을 뜨게 되는 대목에서는 판소리 ‘심청가’의 원작에서는 재담 수준에 그치며 묘사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관객을 만좌 맹인으로 설정하고 한 바탕 축제의 장으로 그려 크게 확대했다.

작품의 마지막은 관객 모두의 눈을 뜨게 하고, 세상 모두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 온 세상이 두루 행복해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초기 창극의 원형을 살린 소리 구성도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분창(分唱)’은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형태로, 초기 소규모 창극에서 드러난 독특한 모습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6명의 소리꾼이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소리 본연의 연기로 창극의 참 맛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무대에 오른 모든 소리꾼은 한자리에 둘러 앉아 마지막까지 퇴장 없이 극을 이끌어 간다. 소리가 없을 땐 장단을 맞추는 고수로 역할을 바꿔 직접 북을 치며 서로 번갈아 가며 호흡을 맞춘다.

안숙선 명창은 극을 이끄는 도창(導唱)과 심청의 어머니 역의 ‘곽씨부인’과 ‘옥진부인’ 그리고 심 봉사를 유혹하는 ‘뺑덕이네’ 역을 함께 맡아 심봉사 주변의 다양한 여인들의 모습을 저마다의 매력을 살려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 구성은 생황과 단소의 생소병주를 활용해 극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범패와 영산회상 선율 등에서 모티브를 얻은 음악은 국악 본연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에서는 ‘씻김굿’의 요소를 가미해 육신의 버림을 통한 영혼의 위로를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초기 창극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무대 공간에도 예스러움을 더했다. 무대 위 천정에는 모시로 만든 백포장(白布帳)을 두르고 백열전구를 달아 한적한 옛 시골의 장터 분위기로 꾸며 관객들의 시간 여행을 돕는다.

무대 구성에는 거울로도 쓰인 얇은 구리 동판을 무대 가운데 배치해 인당수를 형상화 했다. 스스로를 마주하고 비추어 보는 거울의 이미지를 인당수에 투영해 극적인 의미를 더했다. 의상 또한 극중 배역에 따른 무대 의상이 아닌 1920년대 송만갑 명창 등 당대 소리꾼들이 즐겨 입었던 소갓에 두루마기 복식으로 당대 초기 창극의 분위기를 살렸다.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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