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브라질 상원이 12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 개시를 촉구한 상원 특별위원회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180일 간 정지되고 경제난과 부패 스캔들로 코너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이 기간에는 중도성향미셰우 테메르 부통령(75)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테메르 부통령은 이날 중 새 정부를 구성하고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부터 22시간에 걸쳐 열린 마라톤 회의 끝에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인 55명이 의견서 채택에 찬성했고, 반대는 22명에 그쳤다.
연방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심판에서 정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오게 되면, 상원은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재표결 한다. 여기서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의견서 채택에 찬성한 55명이 최종 표결 때까지 찬성 입장을 유지한다면 호세프 대통령이 완전히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의 탄핵심판 표결 결과가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탄핵심판 개시를 '쿠데타'에 비유했다. 그는 "범죄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를 결정하고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했다"면서 "이는 헌법 훼손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사적인 과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원은 호세프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표결 결과를 이날 통보할 예정이며, 이때부터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한편, 호세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노동자당(PT)과 브라질공산당(PCdoB) 등 좌파 정당들은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좌파 정당의 하원의원들은 "테메르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으며 쿠데타 주모자로 남을 것"이라면서 "테메르가 서명한 법안은 아무런 가치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1964∼1985)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게릴라 등으로 활동한 호세프 대통령은 노동자당 입당 후에 빈민 노동자 출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유력 정치인으로 부상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수십 년 만에 최악으로 불리는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최근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