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이오닉[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결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히 형제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각각 출시한 '아이오닉'과 '니로'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관전 포인트다.
니로는 지난달 2440대가 판매돼 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아이오닉은 지난 2~3월 1000대 이상 팔리며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달 판매량은 740대로 잠시 주춤했다.

현대차 아이오닉[사진=현대차 제공]
◆ '운전 재미 푹' 아이오닉
아이오닉은 현대차그룹의 ‘2020년 친환경차 글로벌 2위 도약’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대표 주자다. 그런만큼 지난 1월 출시 당시부터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인 ‘프리우스' 대항마를 자처하며 경쟁을 자신했다.
니로는 기아차의 첫 소형 하이브리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RV(레저용차량) 명가’를 이루는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고 있다.
두 모델은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1580cc 가솔린 엔진과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DCT), 용량 1.56㎾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모터가 1개인 싱글병렬 방식으로 구동한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는 아이오닉이 약간 앞섰다. 공차중량이 니로보다 약 45㎏ 가량 가볍고 차체가 적은 탓인지 시속 100㎞ 이상에서 가속 성능이 더 경쾌했다. 여기에 주행모드를 에코에서 스포츠로 바꾸면 계기판이 붉은색으로 변해 시각적 재미를 더해줬다.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kgf·m(1단), 24kgf·m(2~6단)로 언덕길 주행이나 급가속 상황에서도 거뜬하게 느껴졌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이 추가돼 반응이 더딜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굳이 아이오닉의 흠을 잡자면 좁은 뒷좌석과 트렁크를 꼽을 수 있다. 신장 164㎝인 기자가 앞뒤 좌석에 탔을 때는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이 넉넉했으나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타기엔 살짝 아담한 느낌이다.

기아차 니로[사진=기아차 제공]
니로는 자동차업계의 트렌드를 총집합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친환경을 고려하면서도 공간 활용과 가성비를 높였다.
SUV 치고는 차체가 낮은 편이지만 안정적인 비율로 뒷좌석에서 허리를 꼿꼿이 세워 앉았을 때 무릎 두 개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었다.
트렁크도 마찬가지다. 니로는 1.56㎾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시트 아래로 내려가 트렁크 공간을 넉넉하게 쓸 수 있었다. 트렁크 바닥 덮개 아래 마련된 수납공간도 제격이다.
시승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두 모델의 실연비가 모두 공인연비를 상회했다는 점이다. 아이오닉은 ℓ당 29.1㎞, 니로는 28.8㎞를 각각 기록했다. 특별히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탄력주행을 한 것도 아니었다. 에어컨도 빵빵 틀고 고속주행을 했는데도 말이다.

기아차 니로[사진=기아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