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럿거라! 장원급제자 나가신다. 부산 사하구가 지난 10일 괴정 회화나무 샘터공원에 장원급제자와 방자의 모습을 본뜬 상징조형물 포토존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고 나섰다. [사진제공=사하구]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장원급제자 얼굴 부분에 머리를 한번 넣어봐. 우와! 합격이라고 적혀있네. 방자 자리도 있다. 너무 재미있네. 나도 한번 서 봐야지."
사진기 속에 녹음이 우거진 650여년 수령의 회화나무를 배경으로 합격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든 장원급제자와 방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부산 사하구가 최근 괴정 회화나무 샘터공원에 장원급제자와 방자의 모습을 본뜬 상징조형물 포토존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이색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괴정 회화나무 샘터공원은 지난해 소망 명패를 다는 '소망의 담장'과 무인 도서관인 '학자수 꼬맹이 도서관'을 설치한 데 이어 포토존까지 더하면서 책을 읽고 사진을 찍으며 쉬어갈 수 있는 다기능 공원으로 거듭났다.
이번에 설치된 상징조형물은 학자수, 출세수, 행복수로 불리며 조선시대 장원급제자에게 임금님이 내리는 어사화에 사용된 회화나무의 유래를 되살린 것이다.
회화나무를 배경으로 가로 2m, 세로 1.8m, 폭 0.25m 크기로 세워진 상징조형물은 얼굴을 내밀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얼굴 부분을 비워뒀고 어린이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디딤 계단도 만들었다.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샘터와 빨래터를 갖춘 괴정 회화나무 샘터공원은 지난해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되면서 역사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새롭게 바뀌었다.
이곳엔 찾아가는 사하문화공연, 동네방네 골목영화관, 책 나눔 행사, 독서화 대회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주민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도심 속 허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부산시 아름다운 조경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기세를 몰아 다음 달 3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열리는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세계총회 워크숍에도 참가한다.
특히 세계 200여개 도시가 참가한 가운데 사하구가 도시건설의 문제(물리적 공간, 시설의 재창조) 분야의 우수사례 60개 도시 가운데 하나로 발표될 예정이어서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