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총리'로 꼽히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는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총리회담을 성사시키며 우리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평북 창성 출신의 강 전 총리는 1922년생으로 일제 강점기 때 만주 건국대를 다니다가 학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광복 후에는 한국군 창군을 주도한 뒤 육군에 복무했다.
6·25 전쟁 때는 국방부 관리국장과 육군 제3군단 부군단장을 지냈으며, 국방부 차관, 연합참모회의 본부장, 군단장 등을 거쳤다.

전두환 정부 때는 영국, 아일랜드, 로마교황청 대사 등을 지내며 외교관으로 활약했고, 1988년 민주화합추진위원을 거쳐 제13대 국회에서 민주정의당 소속 전국구 의원으로 등원해 국회 올림픽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초선의원이던 강 전 총리는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로 발탁돼 1990년까지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내각을 통할했다.
특히 재임 기간인 1990년 9월 분단 45년 만에 최초로 남북 총리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같은해 10월에는 홍성철 통일원 장관과 함께 우리 총리로는 처음으로 북한 평양을 직접 찾아 주석궁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정·관계를 떠난 강 전 총리는 지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7년 동안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대북 지원사업을 이끌었다.
북한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지녔지만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이어가야 한다던 강 전 총리다.
이후 1993년에 엑스포지원중앙협의회 회장과 대한에이즈협회 초대회장, 1994년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1996년∼2009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총재 등을 맡았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효수씨 사이에 변호사인 아들 성용씨, 효영씨, 딸 혜연씨 등 2남 1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