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아주경제DB]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 경제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부진의 늪에 빠진 수출이 회복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깊은 수렁에 빠지며 제조업과 설비투자까지 감소하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현 상황을 경고하고 나섰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개선됐지만 증가세가 크지 않거나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또 소비와 일부 건설투자 지표를 제외하고, 다른 지표에선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수출 부진이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은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며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4월의 경우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 주요 품목에서 감소하며 11.2%나 줄어 전월(-8.1%)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중국 수출이 18.4%, 일본 수출이 25.5%로 큰 폭으로 감소했고, 미국(-6.6%)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문제는 수출 감소가 제조업, 설비투자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3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기타 운송장비 생산 부진에 따라 1.5%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역시 전월(73.5%)보다 하락한 73.2%를 기록했으며 제조업 출하는 전년 동월보다 0.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운송장비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1년 전보다 7.8% 감소, 전월(-7.7%)에 이어 부진이 지속됐다.
KDI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어서 설비투자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DI는 현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낮은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오는 24일께 '2015년과 2016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3.0%의 성장률을 2%대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KDI는 지난해 12월에 올해 세계 경제가 3.6% 성장한다는 걸 전제로 한국 경제가 올해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KDI가 전제로 삼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3.6%에서 올해 1월 3.4%, 4월 3.2%로 떨어졌다. 최근 전망치인 3.2%는 지난해 10월의 3.6%보다 0.4%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성장률과 관련, KDI가 2%대 전망에 합류하면 국내 주요 기관 중 3%대 전망은 정부만이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