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능하고 나태한 데다 악랄하기까지 한 홍길동을 내세운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 개봉 8일 만에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잡기에 도전한다.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수장이자 탐정인 홍길동(이제훈 분)은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박근형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20년을 헤매다 눈앞에서 그를 놓친다. 김병덕을 체간 이들은 바로 세상을 장악하려는 검은 세력 광은회. 김병덕을 차지하기 위한 홍길동과 광은회는 사투가 영화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라면 “할아버지를 구하겠다”며 고사리손을 불끈 쥔 두 손녀 동이(노정의)와 말순(김하나)이 투하하는 웃음은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꽃이다. 화려한 액션과 적재적소의 웃음, 한국형 히어로물의 첫 시작은 할리우드의 그것을 벤치마킹해 관객을 유혹한다.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은 이번에도 시대와 공간을 가늠할 수 없는 배경으로 영화 안에 새로운 세상을 구축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과시했다. 프리 프로덕션만 6개월이 걸린 이 미장센은 실사 영화임에도 만화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노란 머리에 파란 눈동자…미제 히어로에게 습관적으로 열광하면서 ‘탐정 홍길동’을 놓치는 실수는 하지 말길. 영화는 첫술에 배부르랴, 는 말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퍽 높은 완성도로 한국형 히어로물의 서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