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말 그대로 '옛날 노래의 역습'이다. 신곡 '옛날 노래'가 담긴 새 앨범 '옛날 노래의 역습'을 들고 구피가 컴백했다. 3인조로 활동하는 건 약 11년 만이다.
최근 '옛날 노래'를 발매하고 건재함을 알린 그룹 구피를 서울 강남의 한 작업실에서 만났다. "오랜만의 컴백인데 싱글이라 아쉽다"고 하자 "앨범에 대한 욕심이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앨범이었으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뭘 좀 아는 '옛날 오빠'다.
"우려먹기가 될까 걱정을 했던 거죠. 댓글도 신경쓰이고. 어차피 또 흩어져서 자기 일 할 건데 굳이 우리가 모여서 '슈가맨'을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두 달 정도 있다가 작가 분들과 만났고 반신반의로 출연을 결정했죠. 사실 방송 당일 외국에 있게 돼 출연을 결정한 것도 있어요. 방송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관심을 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난리'가 났더군요."(신동욱)
반신반의했던 '슈가맨'은 신동욱을 비롯한 구피 멤버들에게 잠시 잊었던 감정을 일깨워 줬다. 무대의 소중함이다. 20년된 노래를 부르는데도 여전히 20년 전처럼 떨리는 그 기분이 신기했다고 했다.
"해체한다고 한 적도 없었으니까. 단지 일이 바빠서 앨범을 못 냈던 것 뿐이니까. 다시 무대에 서 볼까라는 생각을 '슈가맨' 이후 하게 됐어요."(신동욱)
싱글이지만 피처링진이 화려하다. 우연히 지하 사우나에서 만난 양동근과 음악 일로 자주 왕래하던 노민혁, 울랄라세션의 김명훈까지 '옛날 노래' 작업에 힘을 보탰다.
비록 앨범 화보를 찍으러 갔다 하루만에 지쳐 나머지 날들을 쉬면서 보냈지만, 여전히 디지털 싱글에 적응이 덜 돼 "똥 싸다 만 느낌"이라는 '옛날 오빠들'이지만, 구피는 인터뷰를 할 때 누가 센터에 앉는지를 두고 다투는 '여전한 오빠들'이었다.
"방송을 열심히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계속 스케줄이 잡힌다"는 이들을 당분간 브라운관에서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앨범도 또 만날 수 있다. 다만 이런 전제가 붙는다.
"시간과 몸이 허락한다면 정규를 내고 싶습니다."(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