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지원군'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장관급)이 중국·러시아·인도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3국을 찾은 데 이어 27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각국 외무장관과 회동하며 남중국해 관련 '동지' 확보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왕 부장은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4차 중국·러시아·인도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국제법에 의거해 영유권 분쟁을 당사국간 대화와 협의롤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 입장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중국의 입장은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주목된다.
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브루나이·캄보디아·라오스 등 아세안 3국을 방문해 남중국해 분쟁 관련 4가지 사안에 대한 동의와 지지를 받았다. 4가지 사안은 △ 남중국해 분쟁을 중국과 아세안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 국제법에 따른 분쟁해결과 각국의 입장을 존중한다 △ 직접당사국이 영유권 분쟁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 △ 중국과 아세안 국가가 협력해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능력이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라오스는 아세안 의장국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8일 '중국의 남중국해 지원군, 미국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자신감을 보이며 미국의 개입을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입장이 11개국의 지지를 얻었고 앞으로 지원군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전세계가 미국, 일본, 필리핀이 주장하는 것과 실제상황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알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남중국해 문제는 관련국간의 영유권 분쟁이었으나 최근 미국이 깊게 개입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공격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개입은 남중국해 평화유지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도 미국이 필리핀과 남중국해 문제를 이용해 중국에 군사·여론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개입으로 오히려 갈등이 첨예해지고 상황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필리핀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분쟁 조정신청을 냈다. 판결은 5월 말이나 6월 초 이뤄질 예정으로 미국과 영국, 일본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불법적 중재안'이라며 자료제출 요구 등을 거부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