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조규곤(사진) 파수닷컴 대표는 인공지능(AI) 연구 1세대다. 파수닷컴의 품질오류 자동 검출도구인 '스패로우'나 흩어져 있는 문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주는 '랩소디'에도 AI의 핵심기술이 담겨 있다.
1959년 강원 강릉 출생인 조규곤 대표는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첫 직장으로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연구했다. 그해는 국내서도 PC가 상용화되던 시기였다. 1983년은 IBM이 하드웨어 회로도와 기본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모두 공개하며 PC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국내로 돌아와 삼성SDS 기술연구소의 오픈솔루션센터장을 역임했다. 여기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솔루션들을 찾아보고, 프로젝트 시에 적합한 솔루션을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업용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의 가능성을 봤고 사내벤처를 시작해 2000년 6월 분사했다. 이지수 파수닷컴 전무도 당시에 삼성SDS서 함께 한 창업멤버 중 하나다.
애초에 음원 DRM을 통한 수수료를 수익구조로 생각했으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음반사들이 당시에도 충분히 수익을 내던 CD에 집중한 나머지 MP3 음원 판매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설립 이후 5년 동안은 내내 적자였다.
기존 기술을 활용한 새시도의 일환으로 음원이 아닌 문서로 이 기술을 적용해보자는 결정을 갑자기 내리게 됐고, 완성도 전에 판매가 줄줄이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보안기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파수닷컴이 제시해 준 셈이다.
완성도를 채 높이기도 전에 판매가 이뤄지면서 5년 동안을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기 바쁜 시기였다. 이후 DRM이 안정화되면서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스패로우나 랩소디, 전자출판 및 보안컨설팅으로의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처음부터 보안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사를 목표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2020년 세계 100위 소프트사로의 목표도 갖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붐을 타고 일고 있는 창업 열풍에 대해 그는 "큰 그림을 가지고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조규곤 대표는 "창업은 나 혼자 잘먹고 잘살자는 생각으로 하면 안된다며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