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보내는 편지, “나무야 미안해!”

2016-04-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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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나무야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전북 전주시 객사 맞은편 승강장 주변 나무에 걸려있는 작은 현수막 편지가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 나무는 지난 30년 이상 그 자리를 지키며 전주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 은행나무로,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위해 부득이하게 벌목을 앞두고 있다.

▲전주시 객사 맞은편 승강장 주변 나무에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제공=전주시]

나무에 걸려있는 현수막 편지에는 벌목 예정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문구와 함께, “나무야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그동안 그늘막과 휴식공간이 되어준 나무야. 이제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렴”이라는 나무에게 보내는 편지가 쓰여 있다.

이 나무가 벌목되는 이유는 이곳이 전주시가 장애인들도 버스타기 편리한 대중교통 환경을 갖춰나가기 위해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14곳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시는 저상버스 승강장 설치 장소 선정 과정에서 장애인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이식이 가능한 가로수는 이식하는 것으로 반영했으며, 이식해도 고사될 수 있는 가로수는 가로수 옆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반영했다. 하지만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가 좁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승강장 설치가 어려운 객사 맞은편 승강장의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벌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시 저상버스 승강장 설치 담당공무원은 전북환경연합 관계자와 이 문제에 대해 상의했으며, 환경연합의 제안에 따라 시민들을 위해 헌신해준 가로수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가로수 편지를 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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