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野 '조건부 구조조정' 찬성 한목소리…"정부와 협의 나설 것"

2016-04-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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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구조조정'을 금기시했던 야권이 일제히 부실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야 3당은 정부가 부실기업을 지원해 '좀비기업'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청사진을 보고 협조할 것을 협조하고, 잘못된 방향엔 반대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야권은 공통적으로 구조조정과 사회 안전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이 틀 안에서 정부와 조율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당내 기업 구조조정 관련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정부의 구조조정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여기에서 구조조정 대상과 방법, 기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게 될 취약 계층 보호 대책 등 각론을 세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내일(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TF 구성 문제를) 언급할 것이다. 꼭 TF가 아닌 기구를 염두에 둔 것이고, (구성되는 기구에서 논의할 내용과 범위는) 추후 논의해 봐야 한다"며 "(정부에서 '야정 협의체'를) 제안을 해온 적도 없지만 제안하면 그때 봐서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을 걸으며 충북도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6.4.21 [연합뉴스 제공]


전날 구조조정 찬성 입장을 밝힌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지금은 미시적인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면서 "새누리당 정권이 재벌·대기업을 지원해주는 내용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육 훈련 등을 통한 근로자 전환 배치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부의) 보완 대책이 제대로 이루어지느냐를 보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아닌, △구조조정 과정의 투명성과 법적 책임성 강화 △사회 안전망 확충 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우리가 경험했던 기업 구조조정은 책임이 가장 큰 대주주와 경영진은 보호하고, 노동자와 협력사에 비용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야당은 이처럼 파괴적이고 퇴행적인 구조조정이 재현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기획재정부가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야당과 협의에 나설 수 있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여야 대표를 찾아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야정 협의' 모델이 구축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역시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을 들어보고 의견 조율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부실기업 문제를 야기한 경영의 책임을 묻기 보다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사회 안전망 확충 대책 마련 없이 부실기업 구조조정 화두를 먼저 던졌다는 점은 야권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기업 구조조정이 불러올 대규모 실업 사태 문제를 두고도 당 내부에서 이견이 분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상설 상임위원회로 '미래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미래 일자리 문제를 집중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미래 일자리 문제를 전담할 기구 구성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미래일자리위를 상설특위로 만들어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여기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교육과 직업 훈련에 필요한 종합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실행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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