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반전결과를 내놓았던 20대 총선이 끝나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공약이행 여부로 향하고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가 형성된 만큼 보육‧교육 부분의 지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약실행을 위한 순조로운 예산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논쟁을 벌이는 부분은 누리과정 예산 문제다. 이를 두고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은 계속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여야는 여전히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당장 5월부터는 학부모가 보육료를 직접 부담하거나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나올 판이다.
예산확보가 다급해진 각 지자체 교육감들은 지난 20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 모여 간담회를 가지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지방교육정책 특별회계법'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 법안은 중앙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배분하는 교부금 중 일부를 떼어내 누리과정에만 사용하도록 특별회계를 신설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누리과정의 예산을 지자체가 알아서 책임지라는 의미다. 이날 모인 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가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더민주는 만 3~5세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국고에서 부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역시 누리과정의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소야대의 정국이 보육예산 전체를 중앙정부에 넘기도록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이행도 지켜볼만한 사안이다. 더민주, 새누리당, 국민의당은 표심을 잡기 위해 부모들의 부담을 줄여 주고자 했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도 이 중 하나이다. 3당은 모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약속했다. 더민주는 현행 5%대인 국공립어린이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과감한 공약을 걸었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새누리당은 예산을 고려하겠다는 단서를 달고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다. 더민주는 예산 확보를 위해 약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 중 일부를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정당들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구체적인 예산 추계와 추진 시기는 못박지 못했다. 결국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의 현실화는 미지수로 남은 셈이다.
고교 무상교육 공약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고교 무상교육을 하려면 연간 약 3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많은 보육·교육 공약들이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미리 점쳐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