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은행 부실채권 담보부 증권 발행이 임박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상업은행 부실채권 증권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상업은행 실적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부실채권은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당국이 내놓은 부실채권 담보 증권 발행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중국은행이 가장 먼저 부실채권 담보 증권을 발행한다. 발행 규모는 3억 위안, 발행처는 중국은행 산둥성 지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초상은행도 증권발행을 준비 중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500억 위안 규모 부실채권(NPL) 담보부증권 발행을 허용해 은행 부담을 덜겠다는 목표다.
최근 중국 경기둔화, 기업 등 경제주체 대출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중국 상업은행 실적 증가율은 급감하고 부실채권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공상은행의 지난해 순익 증가율은 전년대비 0.5%로 2014년 증가폭인 5.1%와 비교해 10배 이상 감소했다. 중국·교통·농업·건설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익 증가율도 각각 1.3%, 1.2%, 0.7%, 0.3%로 전년대비 모두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조2744억 위안으로 전년도 8426억 위안 대비 4000억 위안 이상 급증했다. 부실채권(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67%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에 육박했으며 올해 말 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순마진은 줄고 부실채권은 늘면서 주요 상업은행의 대손충당금(받을어음 ·외상매출금 ·대출금 등 채권(債權)공제의 형식으로 계산된 회수불능 추산액)도 급증했다. 건설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전년대비 무려 440%, 공상은행은 139% 늘어났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담담하다. 심지어 금융 당국이 증권화 조치가 은행과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왔다.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은 부실채권 담보 증권이 투자자의 시선을 끌고 시장에서 모두 소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발행된 사례가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됐고 2012년 발행된 채권담보부 증권은 개인 자동차 할부금융에 제한된 것으로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의 이러한 시도가 은행을 채권자가 아닌 주주로 변모시키면서 자금회수 능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