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이정주 기자
자기계발 분야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일 카네기의 저서 ‘자기관리론’에 등장하는 말이다. 이 말은 원래 1930년 시카고 대학 총장을 지낸 로버트 허친스의 에피소드에서 비롯됐다. 당시 30살의 나이로 허친스가 총장 자리에 오르자 언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이 말을 들은 허친스의 아버지가 이때 한 발언이다. 해석하자면 누군가에 비난을 받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까지 기를 쓰고 비난해대지 않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19대 국회도 막을 내리고 있다. 회기 종료를 앞두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일화에 걸맞은 사람이 한명 떠올랐다. 이번 회기 동안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의원을 꼽으라면 단연 김기식 더민주 의원일 것이다.
김 의원에 대한 항간의 과도한 관심(?)은 김 의원이 19대 국회에서 얼마나 많은 활약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말까지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던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과 대부업법, 자본시장법 등 핵심 법안의 중심에 늘 김 의원이 있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존재였겠지만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인물이었다고 본다.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양대 금융당국 수장을 바짝 긴장시킨 것도 김 의원이었다. 국민을 대리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말 그대로 대의제 본연의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후문으로는 김 의원의 공천 탈락 이후 가장 기뻐했던 사람은 당내 경쟁 후보가 아니라 금융당국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20대 국회에서는 더 많은 제2, 제3의 김기식이 탄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