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측근 천민얼 구이저우성 서기 방한

2016-04-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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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꼽히는 천민얼 중국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 추궈홍 중국대사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19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천민얼(陳敏爾·56)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서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유력 지방정부 지도자 초청 프로그램으로 19일 방한한 천 서기는 23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황교안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에서 매년 2∼3명의 유력 지방정부 지도자를 한국에 초청하고 있지만 올해의 경우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 10∼12일에 이미 왕셴쿠이(王憲魁) 헤이룽장(黑龍江)성 당서기가 한국을 방문했고 6월 초까지 6~7명의 중국 각 지방 당 서기와 성장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중국 간부들이 해외 출장이 1년에 한 차례 정도로 엄격하게 제한되는 사정을 감안하면 두 달여 동안 31개 성·직할시 가운데 6∼7곳의 지도자가 방한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까지 방한 일정이 확정된 지도자는 왕 서기(10~13일)와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서기(19∼23일), 스타이펑(石泰峰) 장쑤(江蘇)성장(5월 11∼15일) 등이다.

이 밖에 리샤오펑(李小鵬) 산시(山西)성장, 천룬얼(陳潤爾) 허난(河南)성장, 루신서(鹿心社) 장시(江西)성장, 천하오(陳豪) 윈난(雲南)성장 등이 5월 말∼6월 초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헤이룽장·산둥·하이난 성장 등 3명이 한국에 왔다.

아직 중국의 권력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원(25명)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중국 31개 성·직할시 가운데 1인당 역내총생산(GRDP)의 최저를 찍고 있는 구이저우성 서기의 한국 방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뭘까.

바로 천 서기가 포스트 시진핑(習近平)으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당서기를 지내는 동안 선전부장을 맡아 활약하며 '시진핑의 심복'이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천 서기는 당시 매주 한 편씩 지방 신문에 연재한 시 주석의 칼럼 초고를 4년간 집필했다. 

저장성 경력밖에 없던 그를 지도자 단련코스로 평가 받는 구이저우성 서기로 발탁한 것도 시 주석이다.

또 현 시기상 이런 시진핑 측근 인물의 한국 방문이 예사롭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내년 가을이면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가 열린다.

관행에 따른다면 7명의 상임위원 중 5명이 바뀌고 새로 뽑히는 상무위원 중에는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차기 대권을 맡을 후보자가 포함돼야 한다.

5년 동안 최고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당·정 전반의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례대로라면 내년 당대회를 거치고 나면 시 주석 퇴임 이후 중국을 이끌 6세대 지도자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지금쯤 중국 공산당 권부 내에선 치열한 경쟁과 물밑 암투, 세력간 합종연횡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 추정하는 이유다.

물론 천 서기가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서기나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 성장,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 서기, 쑨 충칭 서기 등 경력이 화려한 인물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시 주석이 주석자리에 오른 후 고속승진을 한 것을 감안하면 그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천 서기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한국의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충남에서 만난다.

천 서기는 구이저우성과 함께 올해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로 선정된 충청남도를 찾아 양 지방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구이저우의 날' 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천 서기는 지난 2005년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2006년에도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 등과 한국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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