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장에 있는 바이러스, 크론병 억제"

서울아산병원 권미나(왼쪽)·경희대 배진우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장(腸) 속에서 살고 있는 바이러스가 크론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크론병은 복통과 설사 등으로 고생하는 만성염증성 장질환이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와 경희대학교 배진우 교수, 연세대학교 의대 천재희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면역학 국제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4월호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린 생쥐와 크론병 환자군의 유전체 자료를 이용, 장내 바이러스 군집 변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양상과 면역학적 특성을 살폈다.

그 결과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물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촉진하며 항염증 작용을 일으켜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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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구분되는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과 출혈, 복통, 설사를 일으키는 만성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아직 발생 원인이나 진행 과정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단 유전적·환경적·면역학적 요인 등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권미나 교수는 "병원성 바이러스와 다르게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는 장내 면역체계의 방어 기능을 활성화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내용으로, 향후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도약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