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성맨’의 핵심관문 GSAT 실시…“AI·무선배터리 등 출제”

2016-04-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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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 GSAT 고사가 실시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속고등학교에서 응시생들이 직무적성검사를 마치고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17일 오전 7시를 막 넘긴 이른 아침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이 열리는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속고등학교 인근 한티역.

전날부터 내린 비로 바람이 제법 매서웠지만, GSAT 응시생들은 각종 필기가 적힌 프린트물을 손에 들고 지하철역부터 교문 앞까지 연신 훑어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이 같은 모습은 교문이 닫히는 8시40분까지 막판까지 이어졌다.

삼성은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서울 고사장인 단대부속고등학교를 포함,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지역과 미국·LA 등 총 7개 지역에서 GSAT을 실시했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기존의 SSAT를 GSAT으로 대체하며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게만 응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학점제한을 없애는 대신 서류전형을 부활시켜 SSAT의 허수를 최소화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SSAT 응시 규모가 10만 명에 달하면서 수험생들의 응시 부담이 컸다”며 “이에 대한 조치로 GSAT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GSAT은 총 140분에 걸쳐 진행됐다. 기초능력검사와 직무능력검사 두 가지로 이뤄진다. 기초능력검사는 언어논리(30문항), 수리논리(20문항), 추리(30문항), 시각적사고(30문항) 등이다. 직무능력검사는 상식(50문항)으로 총 160문항이다.

오후 12시가 되자 응시생들이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고사장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시험 난이도는 어렵지 않았다는 평이다.

삼성전자 경영 부문을 지원한 A씨(27)는 “상식 같은 경우는 기존의 문제집을 풀던 것에 비해 쉬웠다”면서 “다만 언어 영역은 지문이 길어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시각적 사고 영역이 다소 까다로웠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삼성 관련 문제는 예상보다 적게 나왔으며, 역사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련 문제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초음파 영상 기술 문제와 무선 배터리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7’이나 ‘기어VR’, ‘기어360’ 등 제품 관련한 문제는 예상과 달리 찾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삼성전자 연구개발 부문을 지원한 B씨(30)는 “예상보다 삼성 제품 관련 문제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사 분야에서는 중국 역사와 한국 역사가 고루 출제됐다. 삼성전자 경영부문을 지원한 C씨(25)는 “역사 문제가 많이 나왔고 그 중에서도 한국 역사가 다수 출제됐다”며 “고려시대에 관련한 문제, 중국 제자백가에 관련한 문제 등 다양하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관련된 문제도 출제됐다. 컴퓨터가 인간의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해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술인 ‘딥 러닝(Deep learning)’과 로봇과 어드바이저(Advisor, 자문가)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문제가 나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다.

한편,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4월~5월 사이 면접을 진행하며, 5월~6월 중 건강검진을 거쳐 7월 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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