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권투협회(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 최용수가 16일 고향인 충남 당진의 호서고등학교체육관에서 나가노 카즈야(30·일본)를 상대로 현역 복귀전을 치른다.
최용수가 링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2003년 1월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타이틀전에서 시리몽 마니삭(태국)에게 판정패한 뒤 무려 13년 만이다. 격투기 K-1 무대까지 포함하면 8년 만이다.
복싱에 대한 열정이 그를 다시 링 위로 불렀다. 최용수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영원한 복서로 남기를 위해서다. 또 이 시대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40~50대 팬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각오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링 위에서는 단지 열정과 의지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너무 오랜 기간 링을 떠나 있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파링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많은 나이차로 인한 객관적 기량차를 극복해야 한다. 복귀전 상대는 최용수와 14살 차이나 나는 전성기의 복서다.
최용수는 1993년 한국챔피언에 오른 뒤 같은 해 동양챔피언까지 획득했다. 이어 1995년 아르헨티나의 우고 파스를 10회 KO로 꺾고 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이 됐다. 이후 7차례 챔피언 방어에 성공했던 최용수는 1998년 8차 방어전에서 판정패하며 타이틀을 내줬다. 통산 전적은 34전 29승(19KO) 1무 4패.
왼손잡이 파이터 나가노는 2011년 프로에 데뷔해 9승 1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9승 중 7차례 KO승을 거뒀고, 5패 중 4차례 KO패를 당했을 정도로 거침없고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한편 한국의 최고령 복싱 챔피언 기록은 1964년 4월1일생인 이경훈(춘천 아트복싱 체육관 관장)이 2005년 1월26일 당시 40세 8개월의 나이로 한국 미들급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 최고령 챔피언 기록으로 남아 있다.
늦은 18살의 나이에 단지 복싱이 좋아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던 헝그리 복서가 이젠 우리나이 45살이 되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복귀전을 다시 고향에서 갖는다.
최용수는 오직 13년 전 몸의 기억으로 사투를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