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유도하기 위해 비자 허용 범위를 확대했지만 연이은 유럽권 테러로 인해 큰 경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인 대상 비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 올 초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들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85파운드(약 13만 8000원)만 내면 기존 6개월에서 2년까지 비자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20년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영국에서 쓰는 돈은 14억 달러(약 1조 6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쉥겐 조약 등 제한적인 비자 프로그램이 관광객의 발목을 잡는다는 판단에 따라 영국 정부는 비자 인정 기간을 기존 2년에서 10년 복수 입국 관광 비자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토종 명품 소비 시장은 울상을 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 토종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주가는 주당 12.78파운드로 전날보다 5% 떨어졌다. 영국 증시의 FTSE 100 지수가 6,365.10에 거래를 마치는 등 전날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통상 명품 브랜드 판매율은 경제 둔화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대부분은 금전적으로 회복이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에 이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테러까지 유럽에서 잇따라 테러 위협이 이어진 데 따라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캐롤 패어웨더 버버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파리 테러 이후 유럽을 찾는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의 명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버버리 판매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