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 2연패 뒤 1승을 챙겼다. 5회까지 9-0으로 크게 앞서며 주도권을 잡은 뒤 끝내 영봉승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롯데는 시즌 전적 6승6패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경기 초반부터 롯데 타선의 지원도 화끈했으나 외국인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가 눈부셨다. 레일리는 9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롯데 타선도 15안타(1홈런) 9득점으로 두둑한 지원에 나서 레일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흔들리던 롯데 자이언츠가 살아났다. 이유는 간만에 나온 선발 야구의 힘이다. 하지만 확실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롯데는 최근 선발진이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LG전 선발로 나섰던 김원중은 3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 됐고, 믿었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도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린드블럼의 구위는 괜찮다. 실점을 안 하려고 하다 부담이 더 커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지난 시즌과 같은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베테랑 송승준이 이닝이터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5선발로 낙점했던 고원준도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롯데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투수는 박세웅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 감독의 근심도 선발진에 쏠려 있다. 조 감독은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이라며 “선발투수가 잘 막아주면서 5, 6회까지 경기를 끌고 가야 하는데, 선발이 무너지면 경기가 힘들어진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롯데는 윤길현과 손승락 등 뒷문을 보강했으나 불펜의 연령대가 높은 것이 부담스럽다. 조 감독도 “우리 불펜투수들이 베테랑이라 선발이 빨리 무너지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 버텨줘야 장기 레이스에서 승부수를 던질 계산이 설 수 있다.
롯데는 15일부터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도 또 고비다. 당장 고원준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다. 조 감독은 “고원준은 한 텀 더 쉬고 상태를 본 뒤 들어와야 할 것 같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일요일 선발은 이성민이 들어갈 수도 있고 2군 투수 중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타격과 불펜은 리그 상위권이다. 팀 성적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선 선발 안정화가 최우선 조건이다. 레일리의 완봉승이 도화선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