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계기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14일 "북한이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 무수단 미사일을 전개한 것이 식별됐다"며 "북한이 20여일 전에 이 미사일을 전개한 이후 아직 철수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무수단 미사일은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전 배치됐으나 엔진 기관 및 동체 길이, 탄두 중량 등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사거리가 태평양 괌까지 타격권에 들어가는 3000~40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무수단 미사일 사거리가 길어서 북한이 발사 전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하거나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런 징후는 아직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는 징후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김정은은 지난달 15일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무수단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이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시를 강화하고 대비 중"이라며 "계속 추적·감시하며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에 무수단 미사일을 실제 발사한다면 실전 배치 이후 처음이다. 현재 50여기가 실전 배치돼 있다.
북한은 2012년 4월 11일 실시된 19대 총선 이후 '은하 3호'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13일), 신형 미사일 공개(15일) 등의 도발을 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2013년 3월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출동에 반발하면서 미사일·장거리 포병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한 뒤 4월 초에 무수단 미사일 각 1기를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 2대를 원산 일대로 전개한 바 있다.
당시 미사일이 탑재된 발사대를 세우는 등 대미 위협 시위를 하다가 4월 말 1호 전투근무태세 해제에 따라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