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세계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면서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나 투자은행들(IB)이 내놓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추락하면서 정부 전망치인 3.1% 성장률 달성 가능성에 물음표가 들어온 것이다.
이들 기관은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경제여건도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려는 모습이다.
우선 해외 IB들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은 2% 중반대에 몰려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0.3%로 낮췄다.
JP모건은 1분기 성장률을 연간으로 환산한 계절조정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춰잡았다. 도이치뱅크와 BNP파리바는 2.4%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프랑스의 나티시스는 "중국의 위협과 과잉부채를 짊어진 가계, 고령화, 보수적인 재정정책 등 한국경제는 국내외 힘든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2.5%를 제시했다.
국내 주요 연구소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6월초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안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1분기만 보면 애초 예상보다 안 좋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LG연구원의 기존 전망치는 2.5%다.
한국은행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수정 전망을 발표하는 한은의 경우 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지만, 이 전망치가 2% 중후반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대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지난해 12월 '경제성장률 3% 내외'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KDI는 세계경제가 지난해(3.1%)보다 높은 3.6% 성장을 하고, 유가가 지난해보다 12%가량 하락한 연평균 배럴당 45 달러 내외 수준에, 원화 가치가 큰 변동이 없을 경우 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에 대해 조심스럽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러 지표가 나아지는 모습도 보이고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어 상황을 더 봐야 한다"며 "이를 감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성장률 얘기를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경제 전망도 함께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