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세계적 소프트웨어(SW)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 사이버범죄대응센터를 개소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구축된 거점 센터로, 한국 정부와의 사이버보안 협력의 단초를 띄웠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MS의 적극적인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대를 대비한 국내 토종 SW업계들의 '이유있는 도전'에 글로벌 최강 기업도 안심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컴은 올 초 오피스 프로그램 패키지인 '한컴오피스 네오(NEO)'를 통해 MS와의 시장경쟁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네오는 MS 오피스와의 호환율이 90% 후반대를 육박하며,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 등 10개 국어에 대한 기계번역 기능을 갖췄다.
한컴은 네오 출시를 통해 202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을 현 0.4%에서 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활용 차원에서 자사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넷피스 24'와 교육용 SNS ‘클래스팅’의 서비스 연동도 실시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티맥스 역시 오는 4월 독자적인 OS를 내놓으면서 MS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티맥스 OS'는 유닉스(Unix) 기반 PC용 OS로 MS 윈도용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뛰어다는 평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티맥스가 기존에 보유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미들웨어를 연계시켜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OS 사업을 통한 제품 로드맵 확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국내 토종 SW업체들의 공세가 MS를 충분히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실제 한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845억원으로, 10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MS가 90% 이상을 장악한 독점적인 국내 패키지 SW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내건 클라우드 전략이 성과를 거둘 경우 국내 SW 업계의 성장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 SW 업계의 포부가 단순히 '희망가(希望歌)'로 들리지만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패키지 SW가 클라우드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MS의 영원한 시장 독주 체제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MS측이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기업 또는 정부에게 러브콜을 내미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한다. MS는 2011년부터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LG CNS와 부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상면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M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데이터센터와 사이버범죄보안센터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국내 SW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제품 등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