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반도체 굴기, 기업에 ‘숟가락만 얹으라’

2016-04-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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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중국 정부가 밥상을 차리고 현지 반도체 기업은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정부가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단지 내 투자 기업에게 세제부터 자금, 인력 지원까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12일 코트라 난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난징 푸커우구 경제개발구는 반도체(집적회로) 산업발전의 촉진을 위해 기업에 임대료 감면, 세제혜택, 지분투자, 사업비용 지원, 담보대출, 보세창고, 정부조달, 집적회로 관련 인재 스카우트 등의 여러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시 정부가 직접 지분투자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눈에 띈다.

이같은 지원으로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2014년 푸커우구 정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총 투자금액 90억위안(약 1조6000억원)의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칭화유니는 2013년 세계 3대 이동통신 백본 칩 회사의 하나인 베이징의 잔신통신을 인수했고, 2014년에는 중국의 3대 칩 설계회사 루이디커를 품었다.

푸커우 경제개발구는 또 장쑤 에이커반도체와 난징 반도체 스마트모바일산업원 구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반도체의 설계, 개발, 생산, 패키징까지 진행하는 산업 전 공정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모바일산업원은 100개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칭화유니그룹]

파격 혜택은 대만 자본도 끌어당겼다. 대만 반도체사 TSMC는 푸커우구에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 12인치 웨이퍼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TSMC가 100% 출자해 공장과 디자인 서비스센터를 짓는 계획을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에 정식 신청했다.

TSMC는 새 공장에서 매달 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2018년 하반기부터 16나노 기술을 이용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그동안 기술 유출을 이유로 자국 반도체 업체의 중국 내 공장 설립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C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수 규모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36%인 1035억달러(약 120조712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사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으며, 국영기업까지 총동원돼 1200억위안(21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난징시 반도체 산업규모 500억 위안 돌파, 연평균 6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은 잔쉰통신과 루이디커 인수 후 미국 퀄컴에 필적하는 세계적인 칩 공급상으로 부상한 뒤, 최종적으로 메모리 전 공정 생산 기술력을 확보해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종합반도체 기업 추격을 목표로 한다”며 “중국의 국산화 정도는 이제 막 시작돼 격차가 존재하지만 물량공세로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 기업들을 한국 기업들이 따라 잡히지 안기 위해 연구개발(R&D) 강화, 원천기술 혁신 등 근본적 대응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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