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50조원 종자 시장 ISTA 인증으로 수출 지원 사격"

2016-04-12 11:31
  • 글자크기 설정

오병석 국립종자원장

오병석 국립종자원장[사진=해외문화홍보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종자(種子) 수출의 핵심은 국제 기준에 맞는 품질 인증입니다."

오병석 국립종자원장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거래되는 종자량이 늘면서 수출입 당사자 사이에 정확한 종자 정보의 수요가 증가했다"며 "약 50조원의 종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품질검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오 원장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립종자원이 국제종자검정협회(ISTA)로부터 국제종자분석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며 "종자검정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수출 지원과 함께 품질불량 종자의 유통을 막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ISTA는 표준화한 국제기준으로, 종자검정 방법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ISTA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인증 프로그램을 만들어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종자검정 실험실을 'ISTA 인증실험실'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ISTA 인증실험실은 58개국 130개 정도다.

ISTA 인증을 획득한 종자검정실은 국제종자분석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한다. 국제종자분석증명서는 종자품질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증명서로 인식돼 수출입시 필수적으로 첨부된다.

ISTA 인증실험실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ISTA로부터 4~6회의 종자검정능력 테스트를 받고, 일정 정도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국립종자원은 ISTA의 이런 실험실인증 유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종자검정 실험실 인증을 유지하는 한편, 종자검정 대상 작물과 항목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국립종자원에서 증명서 발급이 가능한 것은 산림작물을 제외한 모든 작물이다. 검정항목은 국제종자분석증명서상에 표기할 수 있는 종자 순도(純度), 발아율, 수분함량 등 7개 항목이다.

국립종자원은 또 종자 건전도(병) 검정, GMO 검정 등에 검정항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오 원장은 "2011년부터 총 981건의 국제종자분석증명서를 발급했고 지난해에만 255건을 발급했다"며 "증명서가 첨부된 수출건의 대상국은 이집트, 스리랑카, 터키 등 31개국이다. 품목은 토마토, 고추, 당근 등 21개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종자원 종자검정 실험실은 ISTA에서 인증된 것으로,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정확한 종자검정을 수행한다는 대외적인 믿음을 주고 있다"며 "또 국립종자원의 종자검정 기술은 미얀마 등 개도국에서 모범사례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립종자원은 △미얀마 종자품질 보증체계 구축지원 사업 △KOICA 개도국 초청연수 프로그램 △개도국 대상 워크숍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종자검정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본지는 '농민의 손에 흙이 살고 땅이 숨 쉬어야 농업이 산다'는 오 원장의 말을 들어봤다.

◆국립종자원의 비전과 역할은?
"국립종자원은 육성자 권리보호와 종자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미션 아래 농·생명산업을 선도하는 종자관리・서비스 전문기관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신뢰·최고지향·고객감동을 핵심가치로, 국민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관이다. 

국립종자원은 1974년(국립종자공급소) 국내 정부보급종 생산·공급업무를 시작했다. 2016년 4개과 1개 센터 10개 지원으로 구성됐고, 현재 5가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벼, 보리, 콩, 밀 등 주요 식량작물의 우량종자 생산·보증·공급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지식재산권의 일종인 품종보호제도 운영 △종자·육묘산업 육성 및 종자 수출 지원 △불법·불량종자의 유통방지를 위한 종자유통관리 및 종자 분쟁조정 제도 운영 △종자품질 검정 서비스 제공 및 기술개발 등이다. 

농업인, 육종가, 종자업자 등 국내 정책고객의 경우, 신품종 육성자로서 권리를 보호해주고 주요 농작물 우량종자의 생산·보급, 종자유통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국내 유전자원의 유출 예방·방지를 위한 국내 채종기반 구축·유지 사업 △국내 종자 수출을 위한 해외 전시포 사업 및 수출협의회 활동 지원 △민간 육종가 신품종 개발 지원 등 우리나라를 종자강국으로 건설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올해 핵심 사업과 계획은?
"올해부터는 우리나라 종자 산업의 글로벌화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종자수출 지원 확대와 기술력 보급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강화하고 있다.

개도국 종자업계 종사자들이 ‘한국에서 종자 기술을 배웠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올해는 골든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 사업 가운데 식량, 채소, 원예 등 3개 사업단의 1단계 사업이 완료된다.

오는 11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종자협회(APSA) 총회는 GSP 종자개발 사업의 성과를 홍보하고, 개발된 종자의 수출 및 향후 GSP 사업방향을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일품종 이(異)명칭' 근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종자업자와 농업인이 윈윈할 수 있는 투명한 종자시장을 만들도록, 유통종자의 품질검정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특히 종자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을 적극 해결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보급종 횡령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는데, 극복 방안은?
"정부보급종 공급업무는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식량자급을 해결하는데 기여했다. 이번 사태는 현장업무 수행과정상, 일부 업무프로세스에서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 온 게 원인이다. 

국립종자원은 정부보급종 처리 전과정 전산화를 통해 △입출고 투명성 확보 △사전예방 교육 및 다중적 감시・감독체계 도입으로, 비리를 원천 차단하는 등 투명성 제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책의 후속조치 중 하나로, 이번에 시행한 처분방법 개선방안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종자 공급잔량과 정선품 부산물은 강원지원 등 종자원의 7개 지원에서 개별적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자산처분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공매처리했다.

지난해만 46억원 규모의 벼, 보리, 밀, 콩 물량 3371t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별로 물량을 별도 취급하고, 수요업체가 20여개소로 한정돼 사전 유착 등 비리발생 위해요소가 있다. 이에 따라 매각처분 업무를 종자원 본원으로 일원화해 지원별 개별처분을 사전차단하기로 했다. 

또 공매사이트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사이버거래소'를 통해 처분하도록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농산물사이버거래소는 농산물 전문 취급처가 구매사로 등록돼 판매처가 기존보다 4배 이상 많은 86개소 이상으로 투명한 거래가 가능하다.

또 aT 매니저가 국립종자원이 제시한 판매조건에 적합한 업체를 발굴하고 매칭하는 시스템으로,  담당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등 회계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고객이 바라는 국립종자원의 모습은?
"국립종자원은 농업, 종자산업과 관련 주도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기관은 아니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종자산업과 관련된 제도와 기술적인 분야의 최고 전문가'는 정책고객이 바라는 국립종자원의 모습이다. 농식품부에 대내외 종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제안하는 싱크탱크의 역할, 종자업계에는 종자산업법, 식물신품종보호법을 제대로 운영해 시장질서를 바로 잡으면서 종자관련 기술을 개발·공유하는 모습으로 인식된다.

나아가 종자 전문교육을 통한 재교육, 인력을 육성해 공급해주는 전문기관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종자원은 다양한 기관, 업체와 종자 관련 공동연구를 추진해 이를 공유·확산하고, 피드백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종자산업 발전을 기대하는 농업인에게 희망의 메시지

오병석 국립종자원장[사진=해외문화홍보원]


"국립종자원은 정부와 종자업체, 협회, 대학 등과 소통·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발전및 농업인의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세계적인 종자 관리·서비스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하나의 신품종을 등록하기까지 수십년에 걸친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식탁위의 안전한 먹거리, 전세계로 펴져나간 우리 종자, 이 작은 하나의 씨앗은 수많은 농민과 육종가의 피와 땀이 이룬 결실이다.

이렇게 개발·생산된 품종이 불법으로 유통돼 종자산업의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농업인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앞장서 일하겠다. 농민의 손에 흙이 살고 땅이 숨쉬어야 농업이 살아난다. 농민이 잘살고 농민의 마음과 함께하는 국립종자원이 되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