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노경조 기자 = 숨고르기 중이던 분양시장이 총선 전후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강남 개포동발 재건축 훈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총선 이후로 연기됐던 신규 물량이 순차적으로 나올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5월부터 금융권 가계대출 규제가 지방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봄철 분양시장 성수기인 2분기에 불확실성은 커지는 모양새다.
분기별로는 오는 6월까지 전국 14만여가구가 예정돼 있다. 올해 계획된 분양물량(36만9134가구)의 약 38%가 2분기에 공급되는 것이다. 이는 건설사들이 홍보 효과 극대화를 이유로 분양일정을 총선 이후로 미뤘기 때문이다. 실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위기를 살펴 일정을 미룬 분양 사업장이 많다"고 말했다.
4·13 총선이 치뤄진 직후인 15일과 16일에는 전국 5개 사업장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총 5241가구(오피스텔 포함)를 공급한다.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은 경기 고양시 장항동 고양관광문화단지 M1·2·3블록에 '킨텍스 원시티'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 15개동 전용 84~148㎡ 아파트 2038가구, 오피스텔 170실로 구성된다.
아이에스동서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M1블록에서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오피스텔 452실을, 포스코건설은 평택시 소사벌 택지지구내 C1블록에 '소사벌 더샵'(817가구)을 분양한다.
시장에선 강남 개포 재건축발 회복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최근 일반분양을 진행한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는 3.3㎡당 평균 3760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자들이 몰려 평균 3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성적이 올해 분양시장의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 이후 물량이 쏟아지는 데 반해 5월부터는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가계대출 규제가 시행돼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주택소비 심리, 주택거래량 등 여러 지표들이 아직까진 집값을 끌어올릴 만한 수준으로 판단되진 않는다"면서 "시장 회복을 점치기 위해선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나오는 신규분양의 물량 소화 여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미분양에 대한 부담 등으로 건설사들이 공급일정을 다시 조정할 수 있어 소화 불량에 대한 우려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약이 계약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한 가운데 가격 또는 입지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조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2분기가 지나 여름 비수기를 넘기면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분양을 서두를 수 있지만, 5월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대출 규제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표 자체가 안 좋아졌기 때문에 분양가 및 일정에 대한 건설사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