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전례 없던 대량 조세회피 문건인 파나마 페이퍼스의 후폭풍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는 세상에 나온지 하루 만에 아이슬란드 총리를 몰아냈을 뿐만 아니라 FIFA 윤리위원을 사퇴시켰고,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탄핵위기를 맞게 했다. 그러나 파나마 페이퍼스라는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계속해서 연루자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6일 (이하 현지시간)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수상, 왕실의 다이애너 왕세자비, 앤드류 왕자의 전처인 사라 퍼거슨 등을 비롯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독설가로 유명한 음반 제작자 사이먼 코웰, 골프 선수 닉 팔도 등이 직간접으로 연루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전 부인인 헤더 밀스와 스페인 영화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도 등장했다.
앞서 4일에는 홍콩 영화배우 청룽과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이 연루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편 '파나마 페이퍼스'의 중심에 있는 법률사무소 '모색 폰세카'의 최대 고객은 중국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6일 보도했다. 세계 각국에 있는 모색 폰세카는 전체 지점 가운데 영업이 제일 활발한 곳은 홍콩지점이며, 이 회사는 중국의 9개 도시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모색 폰세카 전체 지점 중 25%에 달하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모색 폰세카의 가장 큰 고객이 중국과 홍콩"이라며 "작년에 모색 폰세카는 중국, 홍콩과 연관된 회사 1만 곳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가오리 상무위원, 류윈산 상무위원 등 최소 3명의 가족들이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이 있다고 6일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관리들의 경우 직접 가담하지 않거나 위법성이 없었다 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산당 규약에는 해외에 회사를 등록하거나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대한 논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지 않도록 검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서방 외신들은 전했다.
이처럼 파나마 페이퍼스의 파장이 커지면서 각국도 더욱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5월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조세회피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나마의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은 이날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자국의 금융관행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