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역사 시작된 미얀마...수치 리더십에 주목

2016-03-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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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경험 전무한 것이 약점...인프라 개선에 주력할 듯

틴 쩌 신임 대통령(왼쪽)과 아웅산 수치 외무장관[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얀마의 첫 문민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틴 쩌 신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수치의 대리 통치'를 공식화했다. 전 세계가 아웅산 수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헌법상 제약에 따라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는 못한 수치는 일단 외무장관으로 취임했다. 당분간은 대통령실, 전력에너지부, 교육부까지 모두 4개 부처를 맡을 전망이다. BBC는 "공식적으로는 전체 21개 부처 가운데 4개 부처를 담당하고 있지만 '고문'으로서 사실상 전체 국정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새로운 미얀마 정권의 주요 과제로는 △ 군부 위주로 편성돼 있는 헌법 개정 △ 소수민족 간 분쟁 해소 △ 경제 발전 등이 꼽힌다. 특히 국정 운영에 있어 전 정권인 군부와의 경계를 어떻게 나누냐에 당장 관심이 쏠린다. 현행 헌법상에서는 국방부 장관 등 치안 관련 장관 3명을 군이 임명할 수 있게 돼 있다. 상·하원 수도 25%는 무조건 군인이 차지하고 있다.

미얀마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다르면 집권 여당인 NLD 내부에서는 군대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치 신임 외무장관도 현행 헌법을 "민주적이지 않다"라고 강조하고 있어 새 정권의 개헌 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개헌 절차를 밟으려면 군의 동의가 필수적이어서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군과의 관계 구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치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평생을 민주화에 투신한 수치는 최근 25년을 투옥이나 망명 생활로 보냈다. '대통령 위의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맞지 않을 만큼 사실상 국정 운영 경험은 거의 전무한 셈이다. 친군부 정책을 펴긴 했지만 과감한 개혁 조치를 추진해온 전임 테인 셰인 대통령과 비교하는 이유다.

경제 정책도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일단 국가 안정과 국민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CNBC 등 외신의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일본 등 외국 자본을 통해 인프라, 자동차, 에너지 등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수치가 지목한 재무장관 후보자가 가짜 학위 논란으로 하차한 만큼 당분간은 과거 경제 관료였던 틴 쩌 대통령의 경험을 토대로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형태의 '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치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기존 36개 정부 부처를 21개로 대폭 축소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부분의 차관 자리도 없앴다. 각료 3명 중 1명이 NLD 소속 의원인 만큼 덩치가 줄어든 국정 운영에 수치 개인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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