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 판박이…중고차 판매뒤 위치추적해 다시 훔친 일당 검거

[사진=경찰]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영화 '베테랑'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중고차 판매업자가 차량의 위치추적을 이용한 사기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차량을 판매한 뒤 위치를 추적해 차를 다시 가져온 혐의(사기 등)로 정모(26)씨, 이모(26)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최모(26)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고향 친구 사이인 정씨 등은 올해초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정씨 소유의 BMW 승용차를 사기에 이용하기로 공모하고 중고차매매 사이트에 매물로 내놨다.

A씨가 구매하겠다고 연락하자 이들은 차 조수석 의자 밑에 위치추적센서를 부착, 지난달 23일 충남 논산에서 990만원을 받고 차를 건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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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등은 미리 준비한 렌터카에 타고 센서를 통해 A씨가 운전하는 BMW를 추적, A씨가 서울 강북의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운 것을 확인하고 미리 준비한 보조키를 사용해 BMW를 다시 끌고 갔다.

이들은 범행 계획을 함께 세웠지만, 범행 진행 과정에서는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에 바빴다. 

주범인 정씨는 추후 경찰에 적발될 때를 대비해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쫓기고 있던 친구들을 내세우기로 했다.

BMW를 중고차 거래사이트에 등록할 때는 최씨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고, 대금 수령과 차량 양도는 이씨가 하게 했다. 경찰에 잡혔을 경우에 친구에게 차량을 빌려줬다고 진술한 뒤 자신은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직접 범행을 실행한 이씨는 피해자 A씨로부터 990만원을 받았으면서도 "500만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는 나중에 받기로 했다"며 49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

경찰은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매물이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올 경우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자동차를 건네주는 사람과 차량명의자가 동일한지 등도 관련서류를 통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