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에뛰드하우스]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밤샘 과제 때문에 피곤할 때, 클럽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을 때, 건조한 사무실 공기에 지쳐있을 때 개그우먼 김숙이 어김없이 등장해 하얀 병을 건넨다. 피로 회복제냐고? 화장품이다. 김숙이 제 이름을 사용해 걸쭉한 목소리로 부르는 “수분이 ‘쑥쑥’ 채워졌어. 생기가 ‘쑥쑥’ 살아났어”라는 BGM(배경 음악)은 덤이다.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에게 “어서 오세요. 공주님”이라고 인사하면서 소녀·공주 마케팅을 내세웠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가 “어디 남자가 아침부터 인상을 써.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패가망신하는 거 몰라?”라고 외치며 가모장(家母長) 캐릭터를 창조해낸 개그우먼 김숙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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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여배우 전유물로 여겨졌던 뷰티 광고가 달라졌다. 쌍꺼풀 없는 동양적 외모의 모델을 기용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의 얼굴로 '예능 스타'를 뽑는데 주저함이 없다. 글로벌브랜드 에스티로더는 그간 포근하지만 주책없는, 대한민국 아줌마를 주로 연기한 중견 배우 라미란을 모델로 내세웠다. 신생 화장품 브랜드 엘리샤코이 역시 이름을 알리기 위해 홍보 모델로 개그우먼 이국주를 선택했다. 효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 “대세녀 이국주, 화장품 모델 발탁” “라미란, 명품 화장품 광고에 ‘나도 어리둥절’” 식의 기사가 쏟아졌음은 물론, 지상파 연예정보프로그램까지 광고현장을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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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배우와 비교해 비교적 자유롭게 방송 활동했기 때문에 위험성도 따른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맥은 최근 개그맨 유상무, 개그우먼 장도연을 기용해 톱배우 공유, 공효진이 출연했던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광고를 패러디해 화제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과거 여성혐오 발언을 한 유상무를 모델로 기용했다”며 불매운동이 일어 관련 광고를 모두 삭제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