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이규엽 제주대학교 한중금융연구센터장이 한국 금융산업이 중국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진출을 위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이 센터장의 주장이다.
이 센터장은 "한국금융산업은 대규모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산업에 0.07%만 진출해 있다"며 "대중국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지만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이런 현상이 중국 정부의 폐쇄적인 외자유치 정책보다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비효율적이고 비적극적인 태도에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중국 진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투자 부문을 △공공 △벤처기업 △금융회사 등으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우선 중국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로 민관협력 사업(PPP) 투자 방식을 제안했다.
중국 발전개혁위가 지난해 5월 26일 발표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정책과 관련한 1043개 프로젝트에 따른 수혜를 겨냥한 것이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일대(一帶)'와 동남아시아부터 서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 '일로(一路)'의 합성어다.
PPP투자는 주로 각국 정부가 지분을 투자한 PPP 특수목적법인(SPC)에 민간 기업(외자)이 나머지 지분을 투자하면, 관련 인프라에 대한 사용·관리·수익권을 보장한다.
서울 메트로 9호선을 운영한 호주계 투자인프라 회사인 맥쿼리를 예로 들 수 있다. 맥쿼리는 우면산 터널 운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사모펀드(PEF) 투자 방식을 꼽았다. 무한책임사원(GP)이나 유한책임사원(LP)으로서 참여한 SPC를 통해 중국 내 유한회사를 인수하고,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 졸업생의 약 7%가 벤처기업을 설립한다"며 "이런 우수 인력이 가꾼 벤처 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중국에 진출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 앞서 지난 2012년 5월 하나은행은 중국길림은행에 20억 위안(지분 16.98%)을 투자한 바 있다.
이 센터장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6월까지 중국에서는 금융리스회사 38개, 신탁회사 66개, 자산운용회사 96개가 설립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건너뛰어 베트남을 갈 수 없는 만큼 중국을 이해하고 진출하도록 정부, 정부출자 정부기업, 대규모 금융기관, 대기업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