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의 월마트를 누르고 세계 최대 소매판매기업 등극을 앞두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알리바바가 21일 항저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회계연도(2015년 4월1일~2016년 3월 31일) 총거래액(GMV)이 지난 21일 오후 2시 58분(현지시간) 기준 3조 위안(약 4632억 달러)을 돌파했다 밝혔다고 22일 보도했다. 지난 2012년 11월 1조 위안을 돌파한 후 3년여 만이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창립 후 13여년 만에 월마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소매판매업체의 '왕좌'를 차지할 전망이다. 월마트의 2016년 회계연도(2015년 2월~2016년 1월) 총 거래액은 4786억1400만 달러에 그쳤다. 아직 10일 정도가 남아있어 시장은 알리바바가 거래액 기준 월마트를 뛰어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영업이익과 순익 등 실적에서는 월마트가 여전히 알리바바를 앞서있다. 하지만 최근 월마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지난해(2015년) 월마트 영업이익은 482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이는 1980년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순익은 전년 대비 10.2% 급감한 146억9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영업이익은 145억6000만 달러였다.
알리바바의 자신감은 한층 강해졌다. 이번에 거래규모 기준 세계 1위의 왕좌를 거머쥐면서 향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의 도약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래액 3조 위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음 목표는 2020년 회계연도 거래액 6조 위안 돌파"라고 밝혔다. 또, "알리바바는 중국 농촌시장을 개척하고 더 많은 해외업체 유치로 중국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동시에 더 많은 중국 제품을 해외 소비자에 선보이고 세계 시장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알리바바의 자회사이자 물류업체인 차이냐오(菜鳥)의 사업범위도 224개 국가 및 지역으로 확대됐다. 세계 곳곳에 74개의 물류창고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지나치게 고취되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그룹 부회장은 "총 거래량이 3조 위안을 돌파하긴 했지만 증가율은 둔화되는 추세"라며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