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갓성민’의 신들린 연기의 향연, 경계 무너뜨린 감정 연기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배우가 있다. ‘물음표’ 대신 감탄의 ‘느낌표’가 잘 어울리는 배우 이성민이 바로 그렇다. ‘기억’은 성공한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알츠하이머에 걸리며 펼쳐지는 휴먼 드라마다. 성공과 명성, 모든 것을 가진 대형 로펌의 변호사 박태석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은 그에게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한다.
‘알츠하이머’를 받아들이기도 힘든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잃어가는 기억, 그 속에서 풀어야만 하는 과거의 매듭으로 인해 박태석(이성민 분)이 보여주는 감정의 폭은 상상 이상이다. '희로애락'이라는 네 글자의 자간 사이에 숨겨진, 인간사의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여야 하기에 이성민의 연기에 거는 기대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성민의)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운다”고 전했던 박찬홍 감독의 말처럼 이성민의 연기는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작품을 통틀어 가장 폭발적이다. 이성민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웃고 울며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드라마의 묘미가 될 것이다.
김지수는 ‘기억’에서 박태석(이성민 분)의 현처 서영주로 분한다. 성공만 좇는 남편의 빈자리까지 채우고자 노력하는 헌신적인 아내다. 박진희는 아들을 잃은 아픔을 지닌 태석의 전처, 나은선 판사로 분한다.
현처 서영주(김지수 분)와 전처 나은선(박진희 분) 두 사람을 잇는 것은 과거에 머무는 박태석의 ‘기억’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태석은 자신도 모르게 전처와 죽은 아들과 함께 살았던 집으로 찾아가고, 그런 태석을 찾으러 서영주가 갈 수밖에 없는 기막힌 상황들이 펼쳐지는 것. 전처를 찾아가는 남편을 보면서도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서영주, 전 남편을 보면서 죽은 아들의 기억을 되새길 수밖에 없는 나은선, 두 사람의 아픔은 어느 편도 들어줄 수 없을 만큼 힘겹고 슬프다. 어느 쪽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 복잡 미묘한 감정을 연기할 김지수와 박진희의 연기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셋,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풀어야 하는 사건들…. 인물 속에 얽힌 비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희미해지는 박태석의 기억과는 상관없이, 박태석은 어소시에이트 변호사 정진(이준호 분)와 함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1화에서는 내부 고발자로 인해 붉어진 한국대학병원의 의료사고 소송을 맡게 되며 박태석이 수렁에 빠지게 된다. 한국그룹의 부회장이자, 한국대학병원의 후계자인 신영진(이기우 분)이 의뢰한 의료소송 뒤로 숨겨진 음모가 태석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것.
신영진의 의뢰라면 거절할 수 없는 태선로펌 대표 이찬무(전노민 분)와 신영진의 관계, 또 이찬무의 지시는 무조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박태석의 관계까지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밝혀지는 진실이 극의 재미를 배가한다. 이 과정에서 야누스의 얼굴을 숨긴 신영진 역의 이기우의 악역 연기가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기우는 겉으로 보이는 세련된 모습 뒤로 충동적이고 잔인한 면모를 감춘 광기를 품고 사는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강렬함을 전할 것.
뿐만 아니라, 박태석의 모든 사건을 함께 해결해가는 어소시에이트 변호사 정진(이준호 분)과의 호흡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정진은 처음엔 출세지향적인 박태석을 싫어하다가, 그의 진심을 알게 되며 가장 큰 조력자 역할을 해 나간다. 이성민과 이준호는 동료애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 방송을 앞두고 박찬홍 감독은 “‘기억’은 알츠하이머란 소재를 빌리고 있지만,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와 같이 삶의 근원적인 물음, 그리고 ‘뻔한’ 가족애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고 싶었다”면서 “알츠하이머 변호사가 주인공이라고 드라마가 무겁지만은 않다. 더 큰 환희와 기쁨이 작품에 있을 것이다. 우리네 삶을 담은 드라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8시30분 tvN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