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세종시 상가 임대료가 수도권 신도시 수준으로 오르면서 문을 닫는 곳들이 늘고 있다. 높은 인구 유입률을 자랑하며 상가 공급과잉 논란에도 끄떡없을 것 같았던 세종시에서 '임대' 안내표지가 붙은 빈 상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전국의 상가 평균분양가는 3.3㎡당 2544만원으로 전년(2498만원) 대비 1.8% 올랐다. 2010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세종시에서는 3.3㎡당 4000만원 안팎의 복합상가들이 공급됐다. 정부부처 이전 초기인 2012년 2-3생활권, 1-2생활권 등에서 2000만원대 후반에 상가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1.5배가량 뛴 가격이다.
문제는 비슷한 업태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기는 데 있다. 식사시간이면 공무원들로 북적였던 한솔동 첫마을 일대 상가는 최근 청사에서 보다 가까운 중앙타운과 도램마을 등지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통태찜·치킨집 등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렇듯 높은 분양가(또는 임대료)와 이탈하는 수요에 상가 수익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의 매장용 상가 투자수익률은 1분기 1.66%에서 2분기 0.50%로 3분의 1로 하락했다. 이후 3분기(0.78%), 4분기(0.61%)도 1%를 채 넘지 못했다. 전국 평균(1.82%)을 밑도는 것은 물론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낮다.
당초 상가 임대료가 높은 원인으로는 최고가낙찰제의 분양방식이 꼽히기도 했다. 이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는 2014년부터 사업제안 공모 등을 통한 조건부 매각 방식으로 상업용지를 공급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시지가는 매년 뛰는데 최고가낙찰제로 상업용지를 공급하다보니 세입자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고자 (공급)방식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부부처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 높은 임대료의 원인으로 꼽힌다. 세종시 인구 순유입률은 지난해 2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부처 이전이 완료된 후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 입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지 한 공인중개업자는 "초기에 들어온 상가 소유주들은 인구 유입이 점차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내년에 코스트코가 문을 열 예정으로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상권의 이동도 기존 상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