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빠진 '친박' 최고위 시작…김태호 "혼자 살려고 발버둥치면 다 죽어"

2016-03-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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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사이에 낀 '무대(무성대장)' =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한 김무성 대표(우측)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공천을 둘러싸고 수면 위로 올라오던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이 급기야 최고위원회까지 번졌다. 

17일 오전 김무성 대표는 예정돼 있던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다. 전날에도 최고위는 비공개로 열려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한 공천 결과에 대한 추인을 논의하다 이견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정회된 상태에서 결국 취소됐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의 소집으로 소위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이 이날 오전 국회에 모였다. 새누리당 당헌 34조에 따르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이 원내대표실로 잇따라 들어갔다. 

이에 따라 김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포함한 공관위 결정을 추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공관위는 친이(이명박)계 5선 중진의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을 비롯해 3선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을 대거 낙천하고, '막말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인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안을 최고위에 올린 상태다. 

원 원내대표는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과 자연스럽게 의견들을 교환하다가, 오늘이 최고위가 열리니까 당내 현안과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도 하기 위해 모이게 됐다"면서 "최고위원 간담회가 될 지 회의가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당헌을 언급하며 "최고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날 회의를 취소한 데 대해 그는 "정회를 해놓은 상태에서 회의를 취소했는데 논의를 해야지"라며 "김 대표가 대표가 된 이후 최고위가 구성되고 나서 한 번도 정례회의가 취소된 적이 없는데, 오늘 별다른 이유 없이 회의를 취소했다"며 다소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 정회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관위 결정에 대해 "모든 것이 당에서 정한 당헌, 상향식 공천의 원칙, 국민공천제에 다 반하는 일"이라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후 당 대표실은 공식적으로 최고위 취소를 당 안팎으로 통보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원내대표실 앞에서 김 대표의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해 "상당히 당혹스럽다, 정말 어른스럽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라는 것은 그야말로 비공개적으로 이뤄진 내용이고, 재논의 전제로 정회됐는데 그런 형태의 개인적인 발표가 있었다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면서 "옳은 일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의 거취 논의에 대해 묻자 김 최고위원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혼자 살려고 발버둥치면 결국에 다 죽는다는 것, 우리가 집권여당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라며 "이런 공동운명체의 생각을 잊고 혼자 살려고 한다면 결국 총선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우린 되새겨야 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혼자 살려고 발버둥친다는 사람은 누구를 겨냥하느냐는 질문에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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