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박계 탈락 후폭풍…김무성 "수용 못 해" VS 이한구 "웃기는 소리"

201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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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공천룰을 두고 한때 신경전을 벌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대거 공천 탈락을 두고 또 다시 충돌했다.

침묵으로 일관했던 김 대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웃기는 소리"라며 곧바로 맞받아쳤다. 최고위원회가 공관위 결정 일부를 보류하면서, 최종 결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일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사진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새누리당]


◆ 김무성 "이재오·주호영 컷오프 수용 못 해"

16일 오후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오전 열렸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가 결정한 11개 단수추천지역 중 7곳과 우선추천지역 1곳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고위는 만장일치로 컷오프(공천 배제)된 3선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재심을 공관위에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현역 의원을 경선에도 참여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5선 중진의 이재오(서울 은평 을) 의원과 주 의원의 탈락에 대해 반박했다. 공관위의 결정들이 김 대표가 꾸준히 주장해 온 상향식 공천과 의총으로 결정해 이를 명시한 당헌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특히 그는 "어떤 지역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하고 있는데 2등한 사람에게 단수추천이 돌아갔다, 또 어떤 지역은 2등도 아닌, 하위(점수를 받은 자)가 단수추천됐다"는 등 여러가지 예를 언급하며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가 입을 연 것은 14일 공약발표를 했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제외하면, 지난달 18일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인 이후 20여 일 만이다.

당시에도 설전의 원인은 공관위였다. 이 위원장이 우선추천지역을 전국에서 1~3곳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태가 촉발됐다. 김 대표는 "공관위의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행위는 용납치 않겠다"고 경고했었고, 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은 공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 대표는 이 의원의 탈락과 관련해 "당에서 원내대표를 두 번 한 사람이고, 당에서 5번씩이나 공천해 당선된 사람을 이제 와서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최대 화약고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의 컷오프를 에둘러 반대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유 의원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 배치되는 발언과 행동으로 '배신의 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공관위는 유 의원의 공천심사를 보류하고 최고위로 논의의 공을 넘긴 상태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차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 이한구 "무소속 연대, 웃기는 얘기…일 안하는 현역 다선 빼는 게 뭐가 문제인가"

김 대표가 장고 끝에 입을 열었지만, 이 위원장에겐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에서 요청한 주 의원의 재심에 대해 "반려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차 여론조사 경선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를) 아까 만나서 다 얘기해줬는데 (기자회견을 하고) 그러니까 내가 열이 난다"면서 "공관위는 내일 최고위 결정을 보고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도저히 못 참는다"고 일갈했다. "그 때는 알아듣는 척 하더니 저런 식으로 나오고…"라며 불만섞인 목소리도 냈다.

그는 "전화 여론조사(ARS)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당 정체성에 어긋나는 역할을 해서 국회 운영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 이를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리를 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그런 사람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즐기는 경우도 이제는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면 좋지 않나"라며 "피곤해서 일도 안 하는 사람들이 뭐하러 자꾸 하려고 하나, 그런 사람들을 좀 빼겠다는 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주장했다.

공천 탈락으로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다선 해놓고 공천 안 준다고 무소속 출마한다면, 그건 내가 사람을 잘 본 것"이라며 "이익이 나면 당에 있고 손해를 보면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정말 공천을 주면 안 될 사람들, 무소속 출마를 안 하는 게 정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간 '무소속 연대' 얘기가 흘러나오는 데 대해 이 위원장은 "웃긴 이야기"라며 "연대하려면 평소에 정책을 공유했다든지 이념이 같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지 않나, 다들 어떻게 이렇게들 정치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2위가 1위를 제치고 단수추천된 경우 등 김 대표가 지적한 여론조사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여론조사가 3등이라 해도 1, 2등이 결격 사유가 있으면 빼야 한다"라며 "ARS도 정확하지 않고, 다른 요소 갖고도 하는데 바보같은 소리"라고 꼬집었다. 특히 예를 들어 경기 분당을에서 임태희 전 의원이 떨어지고 전하진 의원이 단수추천된 데 대해 그는 "거긴 판교와 함께 창조경제 본거지로 만들어야 하는 곳"이라며 "가능하면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지, 그것(여론조사)만 가지고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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